#짧은 동영상(쇼트클립) 공유 플랫폼인 중국 더우인(抖音· ‘틱톡’의 중국판)은 지난 2018년 원촨(汶川) 대지진 10주년을 맞아 유명 크리에이터인가 제작한 약 13초 짜리 ‘내가 너에게 하고 싶은 말(我想对你说)’ 쇼트클립을 공개했다. 하지만 해당 쇼트클립은 중국내 다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에서도 워터마크 표시가 지워진 채 게재되었고, 이에 더우인은 저작권 침해를 주장하면서 배상금 100만 위안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비록 원고의 청구는 기각되었으나, 법원은 ‘13초의 짧은 더우인 동영상’에 대해 제작자의 사상과 감정, 개성을 담은 표현으로서 저작물성을 인정했다.

중국에서 더우인과 콰이쇼우 등 쇼트클립 플랫폼 열풍이 불면서 관련 저작권 침해 분쟁도 빠르게 늘고 있어 K-콘텐츠도 쇼트클립의 대상이 되는 만큼, 중국의 저작권 보호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2018.6. – 2020.12. 쇼트클립 이용자 규모 및 이용률 (단위 : 만 명) 출처: CNNIC 자료 재구성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발간한 ‘중국의 쇼트클립 저작권 이슈 : 최신 동향과 법적 쟁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쇼트클립(short clip)은 산업성장 속도만큼 저작권 침해 분쟁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그 침해 규모는 심각한 수준에 이른다.

실제로 ‘2021년 중국 쇼트클립 저작권 보호 백서’에 따르면, 2019년 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약 416만 건의 원작 쇼트클립과 약 1,478만 건의 2차적 창작 쇼트클립이 저작권을 침해했다.

특히 ‘X분으로 XX영화/드라마 보기’ 등과 같이 공표된 저작물을 편집·절단·각색·배포하는 2차적 창작 쇼트클립이 성행하면서 영화 및 TV 업계와 장편 동영상 플랫폼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쇼트클립(short clip) : 일반적으로 ‘5분 이내의 짧은 동영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쇼트비디오, 짧은 동영상, 단편 동영상으로도 불린다. 2021년 2월에 발표된 ‘제47차 중국 인터넷 발전 현황에 관한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중국의 쇼트클립 이용자 규모는 약 8억 7,300만 명으로 인터넷 이용자 전체의 88.3%에 달한다.

쇼트클립 자체도 ‘저작물’로 보호될까?… ‘시청각저작물’에 포함(?)

베이징시 인터넷법원은 약 13초 분량의 ‘내가 너에게 하고 싶은 말(我想对你说)’ 틱톡 동영상에 대해 기존 소재를 바탕으로 제작되었으나, 제작자의 사상과 감정, 개성을 담은 표현을 구현하였다는 점에서 저작물성을 인정했다. 법원은 “쇼트클립은 독립적으로 완성되어 독창성을 갖추고 일정한 형식으로 표현된 경우 저작물로 인정될 수 있으며, 이를 판단함에 있어 영상의 길이가 반드시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쇼트클립의 저작물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은 개별 사건의 특정 상황과 영상물의 구체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결정되어야 할 문제이다.

중국 저작권법 신구대조표

중국의 개정 저작권법 제3조 제6항은 ‘영화제작과 유사한 방식으로 창작된 저작물’을 ‘시청각저작물(视听作品)’로 일률 개정하면서 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는 영상물의 범위를 확대했다.

또한, 제3조 제9항의 ‘법률·행정법규에 규정된 기타저작물’을 ‘저작물 특징에 부합하는 그 밖의 지식 성과’로 개정함으로써 미래에는 기술 발전에 따라 창작된 혁신적 성과가 기존 저작물의 범주에 속하지 않더라도 해당 조항의 정의에 부합하면 보호받을 수 있게 됐다.

쇼트클립 콘텐츠의 다양성을 고려할 때, 쇼트클립의 저작물 유형을 일괄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고 구체적인 콘텐츠 내용을 종합하여 분석해야 하지만, 현재로선 ‘시청각저작물’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향후 어떠한 유형의 저작물들이 ‘시청각저작물’과 ‘저작물 특징에 부합하는 그 밖의 지식 성과’에 해당될지, 새롭게 등장한 다양한 콘텐츠(쇼트클립, VR 게임화면, 스포츠 경기 및 게임 생중계 등)가 과연 저작물의 보호범위에 포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쇼트클립 자체도 ‘저작물’로 보호되나?… ‘시청각저작물’에 해당

2021년 4월부터 중국 영화·TV·장편동영상 업계와 관련 정부 부처가 잇따라 ‘공동성명’을 통해 쇼트클립의 저작권 침해 행태에 대한 규제 강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쇼트클립 플랫폼 및 이용자는 개인의 창작 권리를 억제하고 자유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을 제기했고, 쇼트클립을 둘러싼 거대한 ‘저작권 방어전’이 시작됐다.

현재 쇼트클립 플랫폼 제작자와 계정 운영자는 쇼트클립은 2차적 저작물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기존의 자료를 이용하는 행위가 합리적인 인용과 공정이용에 포함된다고 주장하며 2차적 창작 및 편집에 자유를 남겨주기를 호소하고 있다. 쇼트클립 플랫폼 이용자들도 쇼트클립에 대한 과도한 규제는 개인의 창작 권리를 억제하고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쇼트클립 이용에 제한이 생기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21년 6월 쇼트클립 APP 산업 월간 이용자 규모 TOP10 출처: QuestMobile 자료 재구성

쇼트클립은 저작물의 소개·논평을 위해 적절한 인용이 이루어지고, 원 저작물의 이용 행위와 저작권자의 정상적인 저작물 이용 행위 사이에 충돌이 없으며, 저작물의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공정이용으로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중국에서 성행하고 있는 다수의 2차적 창작 쇼트클립은 내용 유출, 비방 등으로 원 저작물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어 공정이용에 해당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만약, 저작권 침해가 인정될 경우 쇼트클립 플랫폼은 침해 동영상을 직접 업로드하거나(직접침해), 제3자에게 저작권 침해 동영상의 정보저장공간을 제공 또는 업로드를 유도하는 행위(간접침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 특히 간접침해의 경우에도, 일정 조건을 준수하는 세이프하버(Safe Harbor) 원칙에 부합되면 면책이 가능하지만, 최근 쇼트클립 플랫폼이 이를 악용함에 따라 법원은 면책 규정의 적용을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하는 추세이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의 정수연 전임연구원은 “중국의 이러한 저작권 환경 변화는 한국의 콘텐츠 기업이 중국에서 저작권법에 근거한 권리 보호를 주장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라며 “K-콘텐츠도 쇼트클립의 대상이 되는 만큼 중국의 저작권 보호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법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상돈    newsdj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