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 변리사

특허요건의 ‘주체적 기준’... “통상의 기술자”

특허법은 “통상의 기술자”를 판단의 주체적 기준으로 사용한다. 민법 (또는 보통법)에서 “합리적인 사람”(reasonable person)을 과실(negligence)의 존부 판단의 주체적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에 비견될 수 있다.

이진수 변리사

이러한 주체적 기준은 국가별로 정의하는 용어와 의미에서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대체로 특정 기술 분야에서 일반적인 기술과 지식을 가진 상상 속의 인물(hypothetical person)로 추정한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때문에 현실의 사건에서 상상의 인물을 어떻게 구체화해 현실의 기준으로 정하느냐는 쉽지 않은 문제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 주체적 기준을 정하는 것이 사실의 문제라는 것이다. 사법체계에 따라 판단주체에 관한 기준은 법적 기준이므로 사실에 기초한 법률판단이란 견해도 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이든 사실에 대한 판단이 전제되므로 증명의 영역인 사실을 확정해야 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1952년 미국은 특허법을 Title 35로 법령화하면서 “A person having ordinary skill in the art”(이하 “PHOSITA”)란 표현의 가상적 인물을 도입했다. 유럽은 “A person of skill in the art” (이하 “PSITA”) 란 표현으로 가상적 인물을 도입했다.

이에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와 일본은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 (이하 “통상의 기술자”) 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본 고에서는 편의를 위해 각국에서 사용하는 특허법상 판단의 주체적 기준을 총칭할 때에도 “통상의 기술자”라고 하겠다)

전 세계 권역별로 특허요건의 주체적 기준인 “통상의 기술자”를 나타내는 표현은 달라도 적어도 “일반인”(layman)과 “발명자”(inventor)가 배제된다는 취지에는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특허법은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전 세계의 특허제도는 창의성 또는 진보성이 없는 발명, 즉 창작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는 발명에 대해 특허를 부여하지 않고 다시 주인이 없는 자연의 상태, 즉 창작의 소재나 도구로 되돌린다. 다만 자연으로 되돌릴 만한 발명이 무엇인지에 대한 창작의 수준 차이만 존재할 뿐이다.

통상의 기술자 기준에 따른 특허발명의 분류 (출처 : Jonathan J. Darrow , “THE NEGLECTED DIMENSION OF PATENT LAW’S PHOSITA STANDARD”, Harvard Journal of Law & Technology Volume 23, Number 1 Fall 2009)

종래기술과 동일하지만 않을 뿐 차이가 나는 기술 특징만으로는 발명이 전체적으로 그 국가 산업의 자연적 진보보다 더 나아진 것이 없다면 적어도 그 나라에서는 인간의 지적 노동이 기여하지 않은 자연의 상태에 머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자연의 상태에 특허권을 부여하는 것은 특허제도의 취지와도 맞지 않으며, 이러한 특허권에 의해 제3자의 기술 실시가 제한됨으로써 산업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특허 제도의 목적에 오히려 반한다.

그러나 심사관이나 일반대중에게 창작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는 발명인지에 대한 엄격한 증명책임을 부과하면 증명의 어려움이란 현실적인 문제로 그러한 발명을 걸러내기 어려울 때가 많다. 통상의 기술자란 주체적 기준은 이러한 취지에 따라 창작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는 발명이 등록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In the Art”, “Skill”, “A Person”…. 공통 용어 의미는?

“통상의 기술자”란 상상 속의 인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통상의 기술자”란 용어 자체가 갖는 의미를 탐구하는 것이 유익하다.

우선 유럽과 미국의 표현의 공통된 “In the Art”, “Skill”, “A Person”를 생각해보고, 유럽과 미국이 그 표현을 달리한 “Ordinary skill”과 “skill”의 차이점을 음미해보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혹시 우리나라(또는 일본)식 표현인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 (通常の知識を有する者)” 와 차이점이 있다면 그 차이점도 생각해볼 것이다.

첫번째 공통 용어인 “In the Art”에서 “Art”란 의미는 미술이나 예술 등 다양하다. 특허법에서 “Art”는 “Art of War” (전쟁의 기술)의 용례처럼 연습을 통해 취득할 수 있는 기술(skill)을 통칭한다. 정관사 the는 해당 “발명”을 지칭한다. 따라서 기술적 사상을 대상으로 하는 특허법에서는 “In the Art” 는 “그 발명의 기술”에서 (“in the particular technical field related to the invention”) 와 동일한 의미로 이해된다. 이 의미는 국가별로 어느 기술이 발명과 관련된 기술인지에 대한 심리기준과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 전 세계가 대동소이하다.

두번째 공통 용어인 “Skill” 역시 다의적이다. 그러나 “Skill”이란 표현으로 인해 ‘통상의 기술자’가 일반인에 비해 높은 지식 수준과 숙련도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게 한다.

“Skill”은 Art와 같이 학습 통해 취득할 수 있는 ‘기술’을 의미하기도 하고, 무엇인가를 잘 해내기 위한 능력이나 지식 (통칭 ‘기량’)을 의미하기도 한다. 한편 “Skilled”와 같이 형용사적 표현으로 사용하면 그러한 학습능력과 지식을 갖출 사람을 의미한다. 국문으로 “숙련된”, “숙련된 기술을 요하는 (전문적인)”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기술과 기량은 국가별로 산업발달과 기술발전의 수준에 따라 달리 평가될 수 있으며, 각각의 기술분야별로도 달리 평가될 수 있다. 국제적으로 이러한 수준을 통일하지 않고 각국의 관할에 맡겨두었다.

따라서 국가별로 또는 기술별로 정의하는 통상의 기술자의 기술 수준과 창의성에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고, 미국 특허청이나 법원이 어떤 발명의 진보성을 부정했다고 해 다른 국가에서도 그 진보성이 부정되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세번째 공통 용어인 “A Person”은 영문법상으로 단수 표현이다. 복수 형태는 Persons이나 People을 더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Person”은 (개개인으로서의) 사람을 뜻한다 (나아가 부정관사 “A”는 하나의 단수를 뜻하기도 하고 어떤 명사를 대표하기도 하며 불특정의 “어떤”을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통상의 기술자”란 의미에는 단수의 사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개인 발명가에 의한 발명보다 팀 단위의 공동연구개발이 왕성해지면서 “통상의 기술자”를 한 명의 개인으로만 상정해야 하는지 아니면 여러 명이 모인 팀으로 상정해도 되는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판례를 보면 아직까지는 ‘PHOSITA’를 연구팀이 아닌 개별 연구원으로 보는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 기술분야에서는 단체로 해석될 여지를 열어 놓은 판례도 존재한다 { Studiengesellschaft Kohle mbH v. Dart Indus., Inc., 549 F. Supp. 716, 727, 735 (D. Del. 1982); Imperial Chem. Indus., PLC v. Danbury Pharmacal, Inc., 777 F. Supp. 330, 352 (D. Del. 1991) }.

유럽 특허심판원의 판례법(Case Law of the Boards of Appeal)을 보면 첨단기술분야에서는 ‘PISTA”을 한 사람이 아닌 관련 기술 분야의 전문가 팀으로 생각하는 것이 더 적절한 경우가 있다고 판시해 그 단체성을 열어 놓았다 (T 164/92 및 T 986/96 참조).

사실 “통상의 기술자”가 단수의 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는 관련 분야의 모든 기술을 취득할 수 있는 사람으로 추정되므로 통상의 기술자가 가지고 있는 기술적 지식은 어느 한 특정 기술일 수 없다. 따라서 현실의 세계에서는 통상의 기술자가 단순인지 복수인지는 중요한 쟁점이 되지 않을 수 있다.

Ordinary skill”과 “(Average) skill”… 용어의 차이점은?

미 특허법에 명시된 판단의 주체 기준을 보면, 명세서 기재요건인 §112은 진보성에 관한 §103에 있는 “ordinary”란 수식어가 없다. 진보성 판단의 기준과 명세서 기재요건 판단의 기준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35 U.S.C. §103 – Conditions for patentability; non-obvious subject matter
A patent for a claimed invention may not be obtained, notwithstanding that the claimed invention is not identically disclosed as set forth in section 102, if the differences between the claimed invention and the prior art are such that the claimed invention as a whole would have been obvious before the effective filing date of the claimed invention to a person having ordinary skill in the art to which the claimed invention pertains. Patentability shall not be negated by the manner in which the invention was made.

35 U.S.C. §112 – Specification
(a) In General.—
The specification shall contain a written description of the invention, and of the manner and process of making and using it, in such full, clear, concise, and exact terms as to enable any person skilled in the art to which it pertains, or with which it is most nearly connected, to make and use the same, and shall set forth the best mode contemplated by the inventor or joint inventor of carrying out the invention.

엄밀하게는 “그 기술분야에서 숙련된 사람”(“any person skilled in the art”), 즉 숙련공과 그 기술분야에서 통상적인 기술(기능)을 가진 사람 (“A person having ordinary skill in the art”)은 다른 사람이다.

[논란의 제기] 특허문서를 통한 기술의 공개는 통상의 가상 인물이 아닌 그 기술에 숙련된 사람이 그 특허의 명세서를 보고 과도한 실험 없이 발명품을 만들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즉 특허 명세서를 통해 공개된 발명의 내용은 실제 그 기술의 숙련자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반면 진보성 판단은 엄격하게 설계된 가상의 인물인 통상의 기술자 입장에서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103의 통상의 기술자에는 발명자가 포함되지 않으나 §112의 숙련공에는 발명자도 포함될 수 있다. 미국의 실제 사건에서 발명자가 그 발명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증명해 실시가능 기재요건을 증명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렇게 법문의 차이는 중요한 차이를 가져 올 수 있다. 그러나 미국 심사기준(MPEP)를 보면 실무적으로 그 의미에 차이를 두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진보성을 판단할 때 “그 기술분야에서 숙련된 사람”(“any person skilled in the art”)이란 기준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 기술분야에서 통상적인 기술(기능)을 가진 사람 (“A person having ordinary skill in the art”), 즉 PHOSITA 기준을 사용한다.

반면 우리나라나 일본은 명세서 기재요건과 진보성 판단의 주체적 기준은 모두 “통상의 기술자”로 그 차이가 없이 동일하다.

특허법 제29조(특허요건)
② 특허출원 전에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발명에 의해 쉽게 발명할 수 있으면 그 발명에 대해서는 제1항에도 불구하고 특허를 받을 수 없다.

특허법 제42조 (특허출원)
③ 제2항에 따른 발명의 설명은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1.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그 발명을 쉽게 실시할 수 있도록 명확하고 상세하게 적을 것

“Any person skilled in the art” (그 기술분야에서 숙련된 사람)이란 기준은 유럽의 “A person of skill in the art” 란 표현과 같다. 따라서 유럽이 통상의 기술자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는 참고할 만 하다.

유럽특허청 심사기준에 따르면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의 숙련자 (“person skilled in the art”)는 평균적인 (average) 지식과 능력(기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기술분야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던 기술상식(common general knowledge)을 알고 있는 관련 분야의 숙련된 실무자 (skilled practitioner)로 추정된다 (T 4/ 98, T 143/94 및 T 426/88).

즉 유럽은 PSITA가 평균적인 기술과 지식만을 가지고 있는 평균적인 숙련공으로 확립되어 있다. 그에게 창작능력은 인정되지 않고 그저 문헌이 가르치는 대로 통상의 도구를 이용해 실시할 능력만을 인정한다.

우리나라 심사기준도 “평균적인 기술자”를 “해당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와 동일한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심사기준에서 평균적인 기술자가 21번 인용됨).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평균적인 기술자”는 통상적인 창의성이 있다고 추정한다.

그럼 통상적인 기술자 (ordinary skilled person)와 평균적인 숙련자(average skilled person)의 차이는 어떻게 다른가?

먼저 “보통의, 일상적인, 평범한, 통상의”로 번역되는 “Ordinary”는 비범하지(extraordinary) 않은 사람, 즉 평범한 사람을 지칭할 때 사용되는 용어이다. 따라서 “A person of ordinary skill in the art (PHOSITA)”는 그 기술분야에 있어서 전통적인 관념, 통념을 따라 생각하는 사람으로 추정되며, 체계적인 연구나 비범한 통찰력으로 혁신에 착수할 수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추정된다 {Standard Oil Co. v. American Cyanamid Co., 774 F.2d 448, 227 USPQ 293, 297-98 (Fed. Cir. 1985)}. 따라서 발명자는 통상의 기술자에 속하지 않는다.

반면 평균적인 숙련공(average skilled person)과 통상의 기술자는 어떻게 다른가? 평균적인 숙련공이란 어떤 기술 분야에서 그 기술에 능숙한 숙련공들이 가지는 평균적인 기술수준을 말하는 것은 아닌가?

평균(average)란 용어는 원래 선박이 폭풍을 만나 안전을 위해 일부 상품을 바다에 던져야 하는 경우 그 상품에 대한 손실을 거래 관련 상인과 투자자가 비례해 분담한다는 단어 avaria 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즉 개별 수치간 변화를 거의 같게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러나 현대의 특허문서에 “average”는 전형적인(typical) 또는 평범한(normal)과 동일한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특허법에서 통상의 기술자를 정의하는 “Average”는 “Ordinary”와 같은 의미라고 볼 수 있다.

“PHOSITA”에 관한 미국 법원의 판단 기준의 변천을 보아도 그렇다. 미국은 1950년 대 이전까지만 해도 “PHOSITA”를 통상적인 숙련공(ordinarily skilled mechanic)으로 보았다고 한다. 그러나 1950년 대 이후부터는 손으로 기술을 구현하는 기능공에서 벗어나 머리로 설계하는 설계자로 바뀌었다 (Jonathan J. Darrow , “THE NEGLECTED DIMENSION OF PATENT LAW’S PHOSITA STANDARD”, Harvard Journal of Law & Technology Volume 23, Number 1 Fall 2009).

“통상의 기술자” 수준에 대한 심리기준… ‘5 Factor’ TEST

“통상의 기술자”를 심리하는 기준을 확립한 나라는 거의 없다. 그나마 미 연방항소법원에서 정한 심리기준이 참고할 만하다.

미 연방항소법원(CAFC)는 1983년 ‘통상의 기술자’의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5가지 심리기준 테스트(five-factor test)를 처음 발표했다 {Orthopedic Equip. Co., Inc. v. United States, 702 F.2d 1005, 1011 (Fed. Cir. 1983)}.

1) 기술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유형 (type of problems encountered in the art).
2) 이러한 문제에 대한 선행 기술의 접근법(솔루션) (prior art solutions to those problems)
3) 혁신이 이루어지는 빠르기 (rapidity with which innovations are made).
4) 관련 기술의 복잡성/진보성 (the sophistication of the technology involved) 및
5) 현장에서 실제 활동하는 노동자의 교육 수준 (educational level of active workers in the field)

그러나 몇 달도 지나지 않아 법원은 통상의 기술자의 수준을 정하는 5가지 심리기준에 “발명가의 교육수준 (the education level of the inventor)”을 추가한 판례를 내놓았다 {Orthopedic Equip. Co., Inc. v. All Orthopedic Appliances, Inc., 707 F.2d 1376, 1382 (Fed. Cir. 1983)}. 그 이후 법원은 5-요인 테스트(five-factor test)와 6-요인 테스트(five-factor test) 사이를 오락가락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2007년에는 “발명가의 교육과 기술 수준에 의해서만” 통상의 기술자의 수준을 결정함으로써, 논란을 가속화시켰다 {Daiichi Sankyo Co. v. Apotex, Inc., 501 F.3d 1254 (Fed. Cir. 2007)). 통상의 기술자의 의미에 발명자가 포함되지 않는다는 원칙과 반하기 때문이다.

논란이야 어찌되었든 통상의 기술자에 관한 이와 같은 구체적인 심리기준은 당사자의 사실 증명 영역에서 유용하다. 이 점에서 참고할 만 하다.

이진수 변리사 sonovman@gmail.com

  • -변리사(39회)
  • -現 ㈜휴롬 지식재산본부장
  • -現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 -前 서울반도체 법무임원
  • -前 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