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를 먼저 출원해 등록하는 사람에게 상표권을 부여하는 ‘선출원·등록주의’가 법적 안정성은 높지만, 상표를 등록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 보호하기 어려운 데다 악의적인 출원인에 의해 상표를 선점 당할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상품개발이나 영업구상 단계부터 상표를 출원하는 것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고 안정적인 사업운영을 하는 데 바람직하며, 상표선출원주의 제도를 적극 활용해 상표권을 확보하는 자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상표선출원주의 : 국내 상표법은 상표를 먼저 출원하여 등록하는 사람에게 상표권을 부여하는 ‘선출원·등록주의’를 운영하고 있다. 선출원·등록주의는 상표권이 언제부터 발생하고, 어떤 상품에 효력을 미치는지 일반인이 명확히 알 수 있어,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상표 선출원주의를 보완하는… ‘불사용 취소심판’, ‘등록거절’ 제도

수년전에도 ‘펭수’와 유튜브 채널 ‘보겸TV’ 등 유명 상표를 놓고 불거진 상표 분쟁 사례로 인해 제3자가 무단으로 출원한 상표권 등록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유사한 심사사례에 비추어 볼 때, 상표 사용자 또는 캐릭터 창작자 이외의 제3자가 상표등록을 받기는 어렵다.

실제로 특허청은 펭수, 보겸TV 등 문제가 된 상표 분쟁은 상표 사용자의 정당한 출원이 아니고 상표 선점을 통해 타인의 신용에 편승하여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려는 부정한 목적이 있는 출원이라 판단하고 상표등록을 거절했다.

출원인-유형별-상표출원-현황

이처럼 현행 상표법에는 상표선출원주의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상표 불사용 취소심판 ▲선사용권 제도 ▲부정목적 상표출원의 등록거절 등 다양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그럼에도 특허청은 상표권을 확보하지 않아 피해를 보는 선의의 분쟁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표선출원주의 제도를 적극 활용해 상표권 확보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한·중·일은 ‘선출원주의’ Vs. ‘사용주의’를 채택한 미국

법적 안정성 등 장점 때문에 일본, 중국, 유럽 등 주요국들도 상표 선출원·등록주의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미국 등 일부 국가만이 상표 사용자에게 상표권을 주는 ‘사용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은 등록주의를 채택한 우리나라와 달리 사용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상표등록 후에도 상표의 정당한 사용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특히 미국 특허청(USPTO)은 사용하지 않는 상표에 대한 취소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사용주의’를 강화하는 개정 상표법을 오는 12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국내 학계·법조계·기업 등이 참여한 ‘상표법제포럼’에서는 현행 선출원·등록주의를 유지할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프랜차이즈협회 등 기업들은 사용주의 제도에 대해 관리 비용 증가 및 사업확장 곤란 등을 이유로 상표 사용실적을 제출하도록 하는 제도 도입에 반대했다. 변호사·변리사·교수 등 전문가들도 사용주의 도입은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고, 현행 상표법과 충돌할 수 있으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포럼 참석기업들은 상표등록의 중요성을 아직 모르는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상표권 남용에 해당하는 침해금지청구를 제한하는 등 법·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허청 박주연 상표심사정책과장은 “지역지식재산센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국세청 등과 함께 교육·홍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상표 심사 단계부터 악의적 상표선점 행위 의심자의 출원은 직접 관리하고 있다”라며 “향후 사용하지 않는 상표권을 앞세운 무분별한 소송제기 등 권리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개선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상돈    newsdj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