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 변리사

미국에서 상표침해소송을 제기하고자 하는 원고는 (1)자신이 유효하게 보호받고 있는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2)피고가 원고의 상표를 상업적으로 사용하여 왔다는 사실과, (3)피고의 상표 사용으로 원고의 상표에 대한 수요자의 오인(mistake) 또는 혼동(confusion)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주상표권(primary trademark)’ 등록 … 미국 상표침해소송 요건

이진수 변리사

앞의 (1) 및 (2) 내용과 관련해, 주상표권(primary trademark)으로 연방상표를 등록 받으면, i) 등록상표권자에게 유효한 상표를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가 있다는 일응의 증거(prima facie evidence)가 되기 때문에(15 U.S.C. § 1057 (b)), 등록 상표권자는 상표권의 유효성에 대해 증명할 필요가 없다.

또한 ii) 등록상표권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미국 전역의 일반 공중에게 “통지”가 이루어진 것으로 의제 (constructive notice)되어 상표 침해자가 등록 권리자의 상표권의 존재를 몰랐다는 선의의 항변(good faith defense)을 할 수 없게 된다.

또한 iii) 상표권자가 실제는 특정 주에서만 상표를 사용한 경우라도 출원일부터 미국 전 지역에서 상업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의제 (constructive use)되어 (15 U.S.C. § 1057 (c)), 미국 모든 주에서 권리를 행사를 할 수 있다.

iv) 마지막으로 5년간 상거래에 계속 평화롭게 독점적으로 사용했다면 유효한 상표로 보호된다는 사실을 더 이상 다툴 수 없다(15 U.S.C. § 1065). 이러한 불가쟁력 (Incontestability)이 생기면 심지어 기술적 상표로서 식별력이 없는 경우에도 2차적 의미를 획득한 것으로 의제되어 피고는 이를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될 수 있다.

v) 나아가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 필요한 실제 통지(actual notice) 요건인 등록상표의 표시인 “®” 마크를 사용할 수 있고 (15 U.S. Code § 1111), 미국 관세청 (US Customs Service)을 통해 당해 상표침해품의 수입 금지 구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실제 거래에서 사용되는 경우에만 등록이 가능한 보조등록(Supplemental Register)의 경우는 위와 같은 법적 이익을 향유할 수 없다.

상표의 보조등록(Supplemental Register) : 미국 연방상표제도에서 보조등록은 출처표시로 사용하고 있으나, 표장 자체로 식별력이 없어 주등록이 허용되지 않는 경우에 활용한다(15 U.S.C. § 1091). 다만 사용에 의해 후발적으로 식별력(secondary meaning)을 획득할 수 있는 표장에 한정된다. ‘사과’를 상품으로 한 ‘사과’ 같은 보통명칭의 표장은 허용되지 않는다. 보조등록을 한 후 식별력이 발생하면 연방상표법 제2조(f)에 의해 주등록이 허용된다.

‘혼동가능성’을 유발하는 근거들… 미국 상표침해소송 요건

앞서 언급한 미국 상표침해소송 요건 가운데 (3)의 내용과 관련해, 연방상표의 등록여부를 불문하고 상표 자체의 유사(Similarity)는 혼동가능성을 유발하는 가장 전형적인 근거이다. 그러나 표장 자체의 유사만으로 혼동가능성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 외 ▲원고 상표의 영향력(상표 강도) ▲예상되는 소비자층과 수요자 주의력 ▲유통이나 광고경로의 유사성 ▲실제 오인 혼동이 일어난 증거(주로 설문조사 증거) ▲피고의 상표사용 의도 등 출처의 혼동, 후원관계의 혼동, 희석화 등을 일으킬 요인을 증명할 추가적인 사정들을 증명해야 한다. 이때 혼동이 발생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판매전(前) 혼동 ▲판매시(時) 혼동 ▲판매후(後) 혼동 ▲역혼동 등으로 구분된다.

판매전 혼동: 상품거래의 완료를 불문하고 최초 수요자의 관심을 야기한 혼동으로 수요자가 상품 구매를 위해 특정 상표를 검색할 때 그 상표권자의 상품이 아닌 다른 사람의 상품이 검색되어 특정 상품으로 오인하게 되는 경우와 같이 ‘상품 구매 단계’가 아닌 ‘고객 유인 단계’를 기준으로 A가 B의 상표를 이용해 고객을 유인했다면, 고객이 A의 제품을 구매할 당시에는 제품의 출처에 대한 혼동이 없었다 할지라도 A의 B에 대한 상표권 침해를 인정하는 이론 (Grotian. Helfferich. Schulz. th. Steinweg Nachf. v. Steinway & Sons. 523 F.2d 1331. 133-34. 1342(2d Cir. 1975); Playboy Enterprises. inc. v. Netscape Communication. 354 F.3d 1020(9th Cir. 2004)). 이 경우 피고의 상표 사용행위가 “상표적 사용”인지여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한 전제 조건이 될 수 있다.

판매시 혼동: 일반적인 혼동이론으로 수요자가 상품 구매 시 유사 상표의 존재로 혼동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판매후 혼동: 소비자가 상품의 구매 당시는 유사상표로 인한 혼동이 발생하지 않았으니 그 이후 사용이 계속되면서 다른 사람들이 유사상표를 진정 상표로 오해할 소지가 있는 경우 (Mastercrafers Clock&Radio v. Vachron&Constantin-Le coultre watches, Inc. 221F2d.464(2nd Cir 1955))

역혼동 : A의 상표권이 이미 존재하나 그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상태에 있었는데 뒤늦게 이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는 B가 시장에 진입해 커다란 영향력을 구축함에 따라 수요자들이 오히려 B가 적법한 상표권자인 것으로 인식하고 A의 상품을 B와 동일한 것 혹은 B와 후원관계에 있는 것으로 오인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Big O Tire Dealers, Inc. v. Goodyear Tire & Rubber Co. 561 F.2d 1365, 195 U.S.P.Q. (BNA) 417, 2 Fed. R. Evid. Serv. 443 (10th Cir. 1977)). 역혼동은 특히 상표권의 발생이 사용주의를 채택한 국가에서 논점이 자주된다.

우리나라 대법원은 사실심 변론 종결 시를 기준으로 상품의 판매 당시 구매자는 그 출처를 혼동하지 않았으나 구매자로부터 상품을 양수하거나 구매자가 지니고 있는 상품을 본 제3자 등 일반 수요자의 관점에서 혼동할 우려가 있는 경우, 그러한 상품표지를 사용하거나 상품표지를 사용한 상품을 판매하는 등의 행위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가)목에서 정한 ‘타인의 상품과 혼동하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판매 후 혼동 가능성을 긍정했다 (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1도6797 판결).

한편, 미국은 상표법상 사용행위의 정의를 예시적으로 해석해 상표사용 및 침해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는 ‘수요자의 오인, 혼동 우려’라는 ‘결과’이었으며, 실제로 행위 태양이 어떠한 것이든 그로 인해 상품의 출처에 관한 수요자의 혼동이 생길 우려가 발생하는 한 이는 상표의 침해적 사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 상거래 발달로 새로운 상표의 사용태양이 나타나면서 종래 현실적인 혼동개연성에 종속된 상표의 사용(use of trademark) 이론에 대한 비판이 대두되고 상표권 침해요건으로 상표로서의 사용(Trademark use theory)을 독립적으로 인정하자는 논의와 흐름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상표유형” 기재의 중요성… 비전형 상표출원

상표출원 시 상표의 유형에 따라 제줄서류, 기재요령, 상표견본 등이 다를 뿐만 아니라 식별성 인정요건 및 부등록요건과 유사여부 판단방법 등에 차이가 있고, 등록상표의 보호범위 해석에도 차이가 있다. 따라서 상표권 침해 여부나 등록상표의 사용 여부 판단 시 출원인이 상표유형을 어떻게 기재했는 지가 매우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 (심사기준)

출원서의 상표유형별 기재사항 (출처 : 상표심사기준, 특허청)

그러나 출원인은 상표유형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부족해 자신의 의사와 다른 유형을 기재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심사관이 출원인이 상표유형을 정확히 기재했는지를 확인하기는 하나 기재 내용에 따라 부실권리가 발생할 수 있다 (심사기준).

예를 들어 상표의 보호범위는 상표견본 즉 표장 그 자체만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출원인이 출원서에 상표의 유형을 어떻게 기재했는지에 따라 보호되는 표장의 성격이 결정되고, 이에 따라 표장의 보호범위도 달라질 수 있다.

제91조(등록상표 등의 보호범위) ① 등록상표의 보호범위는 상표등록출원서에 적은 상표 및 기재사항에 따라 정해진다.

심사기준에 따르면 “입체상표”로 출원된 경우 상품의 형상에 포함된 개별적인 문자나 모양 등 개별 구성요소들이 보호되는 것이 아니라, 문자나 모양 등을 포함한 상품의 전체적인 형상이 그 보호대상이 된다.

또한, “소리나 냄새상표”는 시각적으로 표현된 기호 또는 문자 등이 보호되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으로 표현된 소리, 냄새 그 자체가 보호되는 것이고, 같은 소리, 냄새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약간씩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출원서에 첨부된 소리파일이나 냄새견본에 의해 구체적인 보호범위가 설정된다고 가이드하고 있다.

상표 출원서 견본 (출처 : 특허청)

따라서 비전형상표의 권리범위는 마치 특허청구범위의 특정과 해석과 같이 특정과 해석이 동반될 수 밖에 없다. 【상표의 유형】은 반드시 변리사의 손에 의해서 작성되거나 검토되어야 한다.

전형적인 문자나 도형과 같은 표장을 상표로 출원하는 경우에는 상표견본만 제출하고 상표출원서의 “상표유형”란에 【상표의 설명】이나 【상표의 시각적 표현】을 기재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따라서 【상표의 설명】이나 【상표의 시각적 표현】란은 거의 형식적이었다.

그러나 입체적 형상이나 위치상표, 트레이드 드레스와 같은 비전형적인 표장을 상표로 출원할 때에는 【상표의 설명】이나 【상표의 시각적 표현】 란에 기재하는 내용은 식별력의 인정은 물론 침해를 주장하는 중요한 구성적 특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트레이드 드레스’ 상표권을 인정받으면… ‘로열티’ 수익 가능.

주유소나 프렌차이즈 사업은 동일한 드레스 코드를 적용해 로열티를 받는 것이 주된 수익원이다. 단지 표준화한 원재료 공급만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유소나 프렌차이즈 사업은 동일한 드레스 코드를 적용해 로열티를 받는 것이 주된 수익원이다. 트레이드 드레스를 상표권을 인정받으면 상표권에 따른 로열티 수익도 가능하다.

앞에서도 설명한 바와 같이 자타 상품 또는 서비스를 식별할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는 표장이면 실내장식, 메뉴판, 매장 진열, 매장 레이아웃, 건물 인테리어 그 무엇이든지 상표로 인정될 수 있다. 이러한 트레이드 드레스를 상표권으로 인정받으면 상표권에 따른 로열티 수익도 가능하다.

비전형 상표의 등록 성공과 침해의 주장은 결국 증명책임을 얼마나 다하느냐에 달려 있다. 쉽지 않은 시도이지만 앞으로 더 많은 시도가 있기를 기대한다.

이진수 변리사 sonovman@gmail.com

  • -변리사(39회)
  • -現 ㈜휴롬 지식재산본부장
  • -現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 -前 서울반도체 법무임원
  • -前 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