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 변리사

1901년 에디슨이 발명한 것으로 알려진 ‘니켈-철(Ni-Fe) 배터리’는 워낙 견고하고 내구성이 뛰어나 어떤 거친 환경에서도 수명이 최소 20년 이상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에디슨 배터리’가 최근 친환경 재생에너지 발전시스템의 전기저장장치(ESS)와 수소 생산장치로 재조명 받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배터리 수명은… 4-5년(?)

배터리 전기차는 배터리를 핵심 부품으로 사용한다. 심지어 수소연료전지 전기차도 배터리는 필수 부품이다.

이진수 변리사

현재 상용화된 전기차에 채용되는 배터리는 대부분 리튬이온 배터리이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여러 장점으로 스마트폰 등 거의 모든 휴대전자기기에 사용된다.

그런데 리튬이온 배터리는 300~500회 정도 충전하면 그 수명을 다한다. 필자도 스마트폰을 약 4년 정도 사용하니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체험한 적이 있다. 당시 스마트폰의 배터리 교체 서비스를 받은 적이 있는 데 그 비용이 4~5만원정도이었다.

스마트폰의 배터리 교체비용이 이 정도이면 전기차의 배터리 교체비용은 아마 수 백만원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때문에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 전기차 중고차 시장은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스마트폰처럼 4~5년마다 새기기로 교체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친환경차의 구조와 특징 (출처: TS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명은 사용자의 충전 및 방전 패턴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난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명이 300~500회라는 것은 완전 방전된 상태인 방전심도(DOD) 100% 기준이다. 현재 전기차의 성능은 1회 충전시 약 300km를 달린다.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운전 반경이 그렇게 넓지 않아 1회 충전 후 방전심도(DOD) 100% 상태에서 다시 충전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미국 전기차 사용자의 평균 방전심도(DOD)는 50%이었다고 하는데, 방전심도(DOD)가 50%이면 배터리 수명은 1,500~2,000 회로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배터리 수명을 거리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45만 km ~ 60만 km (= 300km X (15,000 ~ 2,000회))이 배터리 수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방전심도(DOD)가 50% 혹은 20%란 의미는 매일 충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사실상 배터리의 수명은 4년에서 5년 (= (15,000 ~ 2,000회) / 365일) 정도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더욱이 전기자동차는 배터리 급속충전을 자주 할 수 밖에 없는데, 배터리의 급속 충전 시에는 40회 충전 이후부터 급격히 저장용량이 떨어진다. 또한 전기차를 주차하는 환경이나 사계절 자연환경에 영향을 받아 사용 온도나 환경에 따라 수명은 많은 차이가 난다.

때문에 자동차 개발사들은 BMS(Battery Management System)라는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핵심 경쟁력으로 여기고 Big Data 분석과 AI 기술을 동원한 알고리즘 개발에 전력하고 있을 뿐 아니라, AI 칩 개발사와 투자 또는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50년’도 넘게 쓰는 배터리…. 120년전에 개발(?)

오늘 소개하려는 기술은 120년전 에디슨 배터리라고 불렸던 ‘니켈-철 (Ni-Fe) 배터리’이다. 1901년 에디슨이 발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니켈-철 (Ni-Fe) 배터리는 워낙 견고하고 내구성이 뛰어나 어떤 거친 환경에서도 그 수명이 최소 20년이상 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수명이 50년이 넘었다는 기사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명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니켈-철 배터리의 기본 구조 및 전기 생산원리 (출처 : USC 대학의 The Narayan Research Group 웹사이트)

니켈-철 (Ni-Fe) 배터리: 기본 구조는 그림처럼 배터리 용기에 수산화칼륨(KOH)과 같은 액체 전해질이 담겨 있고, 철 전극(-)과 이로부터 이격된 니켈 전극(+)이 전해질 용액 속에 잠겨 있다. 배터리의 충전 또는 방전의 정도에 따라 철 전극(-)은 금속 철 및 산화철 및 수산화철로 변하는 반면, 니켈 전극(+)은 산화니켈(또는 수산화니켈) 및 옥시수산화니켈로 변하면서 니켈 전극(+)은 수산화니켈(Ni(OH)2)과 옥시수산화니켈 (NiOOH)의 산화 및 환원을 각각 유지한다.

에디슨 니켈-철 (Ni-Fe) 배터리 와 그 구성부품 (출처: 위키피디아)

1995년 IEEE 저널에 게재된 프랑스 Brian J. Dougherty 등의 논문 “Some Nickel -Iron, and Nickel – Metal Hydride, Cell Cycling Results”에는 니켈-철 배터리는 충방전사이클이 용량을 감소시키지 않는다는 실험결과도 실렸다. 니켈-철 (Ni-Fe) 배터리의 수명이 긴 이유는 전해액 내 반응물의 낮은 용해도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에디슨의 니켈-철 (Ni-Fe) 배터리는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전기량도 약 65% 수준에 불과했고 자연 방전도 심한 데다 배터리 완충시간이 7시간이나 걸렸다. 또한 거의 500kg에 달하는 무게 때문에 전기차 성능에도 나쁜 영향을 미쳤다.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의 경쟁에서도 성공하지 못했다.

스탠포드 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초고속 니켈-철 그래핀 배터리 구조 (출처: Wang, H., Liang, Y., Gong, M. et al. An ultrafast nickel–iron battery from strongly coupled inorganic nanoparticle/nanocarbon hybrid materials. Nat Commun 3, 917 (2012). https://doi.org/10.1038/ncomms1921)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정 전기저장장치나 무게에 영향이 덜한 대용량 운송장치에서 사용되어 왔다. 유럽에서는 그 내구성과 안정성으로 광산과 같이 가혹한 환경에서 오래도록 사용되어 왔다. 최근에는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의 전기저장장치(ESS)로 개발되고 있다(Allison Hirschlag (2021년 2월 24일), “The battery invented 120 years before its time – BBC Future”, BBC 인터넷판 “FUTURE PLANET” 특집 기고문 참조).

한편, 니켈-철 (Ni-Fe) 배터리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는 계속되어 왔으며 최근 가시적이고 유의미한 성과도 나오고 있다(2012. 6. 26. 미국 스탠포드 대학이 Phys.org에 발표한 기사 및 스탠퍼드대 소재이공학과 이쿠이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 참조).

스탠포드 대학 연구진은 산화철(iron oxide) 나노결정을 그래핀 위에 성장시키고 수산화니켈(nickel hydroxide) 나노결정을 탄소나노튜브 위에 성장시킨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2분이내에 완충이 가능하고 30초이내에서 방전이 가능한 니켈-철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수소전기차의 보조배터리로 변신… 니켈-철(Ni-Fe) 배터리

니켈-철(Ni-Fe) 배터리의 또 다른 단점은 완충 이후 화학반응으로 수소가스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 때문에 니켈-카드뮴 배터리를 처음 발명한 스웨덴의 발명가 발데마르 융그너 (Waldemar Jungner)는 카드뮴을 철로 대체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의 포커코 멀더(Fokko Mulder) 연구팀은 이러한 단점을 역이용하여 니켈-철(Ni-Fe) 배터리를 수소를 생산하는 장치로 개발하고 있다(Allison Hirschlag (2021년 2월 24일), “The battery invented 120 years before its time – BBC Future”, BBC 인터넷판 “FUTURE PLANET” 특집 기고문 참조).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의 보조배터리를 니켈-철 (Ni-Fe) 배터리로 대체할 수 있다면 보조 배터리에서 생산한 수소를 연료전지에 공급할 수 있다. 상상만해도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전기저장장치(ESS)와 수소장치로 재조명받는… ‘에디슨 배터리’

1897년 니켈-철 (Ni-Fe) 배터리의 전기 충전 및 방전 원리를 처음 발명한 스웨덴의 발명가 발데마르 융그너 (Waldemar Jungner)는 해당 기술을 현실적인 대안기술로 채택하지는 않았지만 특허에는 그의 기술적 사상과 실험이 그대로 남았다.

니켈-철 (Ni-Fe) 배터리 관련 왼쪽의 스웨덴 특허 번호 제10177호(1897)와 오른쪽 미국 특허 번호 제678,722호 (1901)

1897년 특허문헌에 공개된 융그너의 이 기술은 1901년 토마스 에디슨(Thomas Edison)이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는데 적용했다. 그래서 후대에 니켈-철 (Ni-Fe) 배터리하면 “에디슨 배터리”로 불리고 있다.

에디슨이 처음 개발한 배터리는 금속 패킷을 가진 다수 개의 판이 교대로 배치되어 있는데, 양극판은 니켈 II 수산화물(Ni (OH)2)가 포함되어 있고 음극판은 산화철(Fe3O4)이 포함되어 있다. 에디슨은 나중에 양극의 산화니켈을 담는 패킷을 구멍 뚫린 관으로 대체했다.

에디슨 배터리 매뉴얼 및 미국 특허 번호 제 827,297호

에디슨은 자신이 개발한 니켈-철 (Ni-Fe) 배터리가 당시 납축 전지보다 가볍고 수명이 길며 안전하고 깨끗하다고 홍보했다. 비록 가격이 비싸지만 유지비용이 저렴하여 처음 비용은 곧 상쇄될 것이라고 선전했다.

토마스 에디슨과 에디슨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자동차 (출처 : Scientific America New York, January 14, 1911)

그러나 그의 시도는 내연기관 차의 등장과 미 텍사스 원유 발견에 따른 저렴한 석유값 때문에 꽃을 피우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럼에도 니켈-철 (Ni-Fe) 배터리는 유럽 등지에서는 환경이 가혹한 기차, 광산 등에서 계속 사용되었으며 최근 친환경 재생에너지 발전시스템의 전기저장장치(ESS)와 수소 생산장치로 재조명 받고 있다.

최근 특허정보를 조사해보면 니켈-철 배터리 또는 공기전극과 철 전극을 이용한 공기-철 배터리에 관한 기술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미국 USC 대학에서 고효율 니켈-철 배터리라는 명칭으로 출원한 발명도 그 중 하나이다 (한국출원번호 KR 10-2016-7010025 (2014.09.23), 심사미청구로 취하간주)

다만 니켈-철 (Ni-Fe) 배터리를 지금도 생산하고 있는 곳은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이는 인프라가 많이 부족하다는 의미인 동시에, 블루오션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재조명’받고 ‘부활’하는 기술 아이디어… 특허제도

1897년 스웨덴에 있는 융그너(Waldemar Jungner)가 발명한 니켈-철 (Ni-Fe) 배터리의 전기 충전 및 방전 원리와 극성 물질과 전해액 조성은 스웨덴 특허청이 발행한 특허장에 의해 공개되었고, 미국에 있는 토마스 에디슨은 이를 보고 니켈-철 (Ni-Fe) 배터리의 원리를 납축전지의 대안 기술로 채택했다. 그리고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로 상용화됐다.

특허제도는 청구항을 통해 발명자의 권리를 배타적으로 보장하지만 명세서를 통해 공중에 자유롭게 이용하여 새로운 개량발명을 하도록 하는 참고서 역할을 한다. 선행 특허문헌은 개발자와 연구자들이 개발과제를 선정하거나 개발을 시작할 때 먼저 조사하고 참고해야 하는 최고의 선생님이자 교과서이다.

120년전 융그너과 에디슨의 니켈-철 (Ni-Fe) 배터리 기술은 수소생산장치로 재조명 받고 있다. 이 기술이 상용화 수준에 이르면 수소연료 전기차용 수소생산장치이자 보조배터리로 장착될 수도 있다. 정말 꿈의 자동차가 탄생하는 것이다.

지금 궁금한 기술이 있다면, 전세계 특허청, 또는 구글이 무료로 제공하는 제공하는 특허검색 웹사이트에 들어가 관련 기술을 찾아보기 바란다. 여러분의 아이디어가 더 멋진 아이디로 구체화되고 성장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과거에 버려진 아이디어, 권리가 소멸한 아이디어가 다시 여러 개발자의 손에 의해 재조명받고 부활한 사례는 차고도 넘친다.

이진수 변리사 sonovman@gmail.com

  • -변리사(39회)
  • -現 ㈜휴롬 지식재산본부장
  • -現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 -前 서울반도체 법무임원
  • -前 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