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 변리사

최근 핀테크(FinTech) 발전과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요구로 QR코드 기반의 모바일 결제가 중국을 넘어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미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낮은 QR코드는 COVID-19 확산과 함께 출입증으로도 자주 사용된다. 이에 저자가 S사에 근무할 때 QR코드 특허 협상을 담당했던 경험을 떠올려 일상생활에서 공기처럼 사용되는 QR코드 관련 특허를 3회에 걸쳐 살펴 본다. <편집자>

‘1차원’ 바코드의 탄생QR코드 시초

QR코드의 시초는 1948년 미국 대학원생 버나드 실버(Bernard Silve)와 그의 친구 노먼 조셉 우드랜드 (Norman Joseph Woodland)가 공동으로 발명한 “패턴 식별 매체 장치”이다. 이 때 발명된 기술은 나중에 바코드(Bar-code)의 대명사가 된 UPC 및 Code-39의 시조가 되었다.

이진수 변리사

실버는 바코드가 상업 목적으로 사용되기 전에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고 우드랜드는 1992년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National Medal of Technology를 수상했다.

당시 우드랜드의 아이디어는 자외선을 비추면 빛을 내는 잉크 패턴을 이용해 물품을 분류하는 것이었다. 당시 백열전구를 이용한 영화 영사기 같은 장치를 사용했다. 그러나 당시 잉크의 기술이 따라오지 못해 상용화에는 실패했다.

미특허상표청(USPTO)의 기록에 따르면 우드랜드와 실버는 그들의 발명 “패턴 식별 매체를 통한 물품 분류 기술”에 대해 1949년 “분류 장치 및 방법”이란 명칭으로 특허를 출원했다 (미국특허등록번호 US 제 2,612,994호- Classifying apparatus and method ).

특허를 매입한 ‘RCA’ vs. ‘IBM’ 경쟁

명세서에 따르면 우드랜드와 실버의 바코드는 어두운 배경에 네 개의 흰색선 패턴으로 구성되었는데, 첫번째선은 기준선이고 나머지 세 선은 첫번째 선을 기준으로 고정된 정보선이다.

앞의 도 3 (Fig.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네번째 선이 없으면 “0”으로 처리하고 나머지 두번째와 세번째 흰선은 “1”로 처리해 110이란 이진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이진수 110를 십진수로 변환하면 6이 되고, ASCII 코드로는 “ACK” (ACKnowledge 라는 긍정응답) 문자가 된다.

우드랜드와 실버는 이러한 직선형 패턴을 어느 방향으로든 읽을 수 있도록 동심원패턴형으로도 확장해 변형한 실시예도 제안했다. 그러나 이 특허는 식료품 점에서 최초로 바코드를 상업적으로 사용하기 5 년 전인 1969년에 만료됐다.

이러한 동심원 패턴은 나중에 특허를 매입한 RCA가 채용해, 발명자 우드랜드가 연구원으로 있던 IBM와 경쟁하게 된다. 1951년 우드랜드는 IBM에 입사해 바코드 식별장치의 개발을 제안했으나 IBM은 바코드 식별 장치의 엄청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상용화에 이르기 위해서는 5년 뒤에 나올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RCA(Radio Corporation of America)사 : 처음에는 GE, Westinghouse, AT&T와 United Fruit Company의 특허신탁회사로 시작했으나 정부의 반독점소송으로 독립했다. 무선라디오 수신기를 주력 상품으로 했으나 컬러TV산업에 뛰어들어 소니와 필립스와 경쟁할 만한 전자회사로 성장했다. 1986년 GE에 인수됐다가 현재는 분할 청산됐다.

IBM에 몇차례 특허매입을 제안했지만 희망가격이 너무 낮아 거래가 성사되지 못했다. 1962년 필코(Philco)사가 적극적으로 매입했고 나중에 그 특허를 RCA사에 매각되었다. (출처: AccuGraphiX – Bar Code History (archive.org))

필코(Philco)사 : 처음에는 배터리를 만드는 전자부품회사이었으나 음극정류관을 발명해 라디오 산업과텔레비전 산업에도 뛰어들었다. 1961년 포드사에 인수된다. 이후 GTE를 거쳐 1981년 필립스사에 인수된다. 현재도 필코(Philco)는 필립스의 브랜드이다.

표준화로 바코드 ‘상용화‘를 앞당기다… 범용제품코드(UPC)

1966 년에 미 식품체인연합 NAFC (National Association of Food Chains)은 자동 결제 시스템 개발에 대한 회의를 개최했다. RCA사도 이 회의에 참석했다. 이것이 동기가 되어 RCA사는 필코(Philco)사로부터 우드랜드의 특허를 매입하고 동심원 패턴을 이용한 물품식별분류 장치를 개발을 시작했다.

여러 회사가 NAFC에 제안한 바코드 (출처 : 1973 Technology (sphs73reunion.org) )

1967년 RCA사는 신시내티의 Kroger 매장에 최초로 바코드 스캐닝 시스템 중 하나를 설치하고 시연했다. 이 시연에 자극을 받은 IBM은 이 바코드 시스템을 발명한 우드랜드를 고용한 사실을 가 기억하고 바코드 시스템 개발에 나섰다.

미 식품체인연합 NAFC은 자동 결제 시스템이 상용화되려면 업계 전반에 사용되는 표준화된 바코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1970년 바코드 표준화 개발을 위해 미국 슈퍼마켓 특별위원회를 설립했다. 이 설립위원회는 Litton Industries, IBM, RCA, Singer, Pitney-Bowes 에게 표준 개발안 입찰을 제안했다.

로러 연구원이 IBM에서 개발한 UPC코드 (출처 : 위키피디아)

IBM에서 바코드 개발을 담당한 조지 조셉 로러 (George Joseph Laurer) 연구원은 RCA의 동심원 패턴이 인쇄 중 번짐으로 얼룩이 발생해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선형 줄무의 패턴을 제안했다. 로러는 우드랜드와 함께 바코드 패턴과 인식장치, 인식 및 분류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1971년과 1972년에 걸친 바코드 식별 분류 장치의 현장시험에서 IBM의 바코드의 줄무늬 방향으로 인쇄된 선형 바코드가 더 선명해 인식이 잘되고 번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이유로 1973 년 IBM의 선형 바코드가 NAFC 표준으로 선정되었다. 이를 범용제품코드(UPC)라고 부르고 있다. IBM은 이후 산업 요구 사항에 맞추어 UPC A, B, C, D 및 E의 다섯 가지 버전의 UPC 기호를 설계했다.

정부조달시스템에서 ‘산업용’으로 확산… ‘Code-39’

1959년 MIT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데이비드 제랫트 콜린스(David Jarrett Collins)는 GTE실바니아사에 입사해 자동차 측면에 부착된 파란색과 빨간색 줄무늬를 사용해 제조사와 자동차 번호를 바코드로 인코딩할 수 있는 “칼트랙(KarTrak)”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러나 콜린스가 발명자로 기재된 관련 특허는 찾을 수 없다. 후술하는 실바니아의 응용 특허에도 발명자로 등재되어 있지 않았다. GTE실바니아사US 3,225,177(A Mark sensing)와 US 3,417,231 (Mark sensing system) 등 2건의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GTE실바니아(General Telephone and Electronics Sylvania Electrics)사 : 코볼(COBOL) 프로그램 언어를 개발한 실바니아 전자와 GTE가 합병한 회사로, 다양한 전자부품과 반도체 등을 만든 미국제조사이다.

GTE실바니아사US 3,225,177(A Mark sensing)와 US 3,417,231 (Mark sensing system) 특허 도면
차량 측면에 부착된 KarTrak 코드 (출처 : 위키피디아)

1967 년 미국 철도 협회 (Association of American Railroad)는 물류 자동 식별시스템의 도입을 논의해 GTE실바니아사의 “KarTrak” 바코드를 채택했다. 그러나 경기침체 등의 이유로 산업전반에 확산되지 못했다.

바코드가 산업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게 된 것은 1981년 미 국방부(DoD)가 모든 물류 제품에 “Code 39”를 채용하기 결정하면서부터이다.

“Code 39”는 1974년 데이비드 알레 박사(Dr. David Allais)가 인터맥(Intermec)사에서 레이 스티븐(Ray Ray Stevens)과 함께 공동 개발한 바코드이다.

Code 39에 인코딩된 글자 “WIKIPEDIA” 예시 (출처 : 위키피디아)

개발초기에는 하나의 문자당 두 개의 넓은 막대(bars)와 하나의 넓은 공간(space)으로 구성해 40개의 문자를 만들 수 있었는데, 이들 문자 중 하나를 시작과 중지 패턴으로 남겨두어 39개의 문자를 표현하도록 했다. 이것이 Code39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Code 39”는 체크 디지트(check digit)를 생성할 필요가 없으며 바코드 폰트를 컴퓨터 시스템이나 프린터에 추가한 다음 원시 데이터(raw data)를 해당 글꼴로 인쇄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인쇄 시스템에 쉽게 호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용의 확장이 수월했다.

‘Code 39’에서.. ‘2차원 코드’로 진화

Code39에 관한 특허는 없다. 그러나 Code39를 개발한 알레 박사는 Code39를 여러 행의 바코드로 쌓아놓은 2차원 멀티트랙바코드를 발명하고 이를 특허로 등록받았다 (US 4,794,239 Multitrack bar code and associated decoding method (1987-10-13 filed), Inventor : David C. Allais).

이것을 종종 2차원 바코드의 시조로 인용하곤 한다. 점차 바코드가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의 밀도가 증가하면서 휴대용 데이터베이스 기능도 기대하게 되었다.

(좌) 종래기술 / (우) 멀티트랙바코드 (출처 USPTO 공보)

그러나 이러한 2차원 코드는 스캐너를 반드시 선행바코드와 같은 가로방향으로 스캔해야만 인식할 수 있었다. 위에서 아래로 스캔하면 인식할 수 없었다.

이진수 변리사 sonovman@gmail.com

  • -변리사(39회)
  • -現 ㈜휴롬 지식재산본부장
  • -現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 -前 서울반도체 법무임원
  • -前 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