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 변리사

최근 핀테크(FinTech) 발전과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요구로 QR코드 기반의 모바일 결제가 중국을 넘어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미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낮은 QR코드는 COVID-19 확산과 함께 출입증으로도 자주 사용된다. 이에 저자가 S사에 근무할 때 QR코드 특허 협상을 담당했던 경험을 떠올려 일상생활에서 공기처럼 사용되는 QR코드 관련 특허를 3회에 걸쳐 살펴 본다. <편집자>

위치결정, 얼라인먼트, 데이터 패턴으로 구성된QR코드

중국에서는 QR코드를 이용한 모바일 결제앱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본인도 중국 출장 중에 편의점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거절을 당한 적이 있다. 중국에서 소액 결제를 하려면 QR코드를 이용한 알리페이(알리바바)나 위챗페이(텐센트)과 같은 모바일 앱이 필수 수단이다.

이진수 변리사

전세계가 사용하고 있는 QR코드는 2차원의 정사각 세 모서리에 어둡고 밝은 동심의 사각형이 중첩된 패턴을 가지고 있다. QR코드란 브랜드 이름은 Quick Response (빠른 응답) 성능이 그 모티브가 되었다.

QR코드는 i) 위치결정 패턴과 ii) 얼라인먼트 패턴과 iii) 데이터 패턴으로 구성된다.

먼저 i) 위치 결정 패턴은 일종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패턴으로 QR코드의 세 모서리에 있는 동심의 사각형 모양이다. 모서리에 있는 두 개의 사각박스 패턴을 가상으로 연결하면 QR코드가 놓인 방향을 인식할 수 있다.

좌측: 다중이용시설을 이용시 QR 코드를 이용한 출입기록 저장시스템(출처 : 서울특별시) 우측: 위키백과 영문판 사이트로 연결되는 QR코드의 패턴를 이용한 해설

따라서 QR코드 스캐너가 어느 방향으로 스캔하더라도 QR코드가 놓인 위치를 파악하여 빠르게 데이터 인식이 가능하다.

ii) 얼라인먼트 패턴은 코드의 스캔방향을 알려주는 패턴으로 데이터 패턴 영역에 내에 위치하는 작은 사각형 모양이다. QR코드에 얼룩이 묻거나 또는 일부 훼손된 경우에도 코드를 인식할 수 있게 해준다.

QR코드에 인코딩되 문자와 숫자의 예 (출처 : https://www.qrcode.com/en/about/)

마지막으로 iii) 데이터 패턴은 데이터를 저장하도록 흰색여백과 검정색 점으로 이루어진 바둑판 무늬의 패턴이다. 적외선 소자로 코드를 비추면 검은색은 빛을 흡수하고 흰색은 빛을 반사하여 센서로 들어온다. 코드에서 빛이 감지된 영역은 “1”로 빛이 감지되지 않은 영역은 “0”으로 처리한다.

이렇게 QR코드에 인코딩된 정보를 인식한다. 예를 들어 인식된 숫자가 110이라면 컴퓨터가 십진수로 변환하면 6이 되고, ASCII 코드로 변환하면 “ACK” ( ACKnowledge 라는 긍정응답) 문자가 된다.

자동차 부품을 구별하기 위한.. 새로운 2차원 코드 개발

#QR코드의 시초는 1948년 미국 대학원생 버나드 실버(Bernard Silve)와 그의 친구 노먼 조셉 우드랜드 (Norman Joseph Woodland)가 공동으로 발명한 “패턴 식별 매체 장치”이다 (미국특허등록번호 US 제 2,612,994호- Classifying apparatus and method). 이 때 발명된 기술은 나중에 바코드(Bar-code)의 대명사가 된 UPC 및 Code-39의 시조가 되었다. 실버는 바코드가 상업 목적으로 사용되기 전에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고 우드랜드는 1992년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National Medal of Technology를 수상했다.

1960년대 일본의 고속성장으로 유통과 물류에서 처리하여야 하는 물동량과 관리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를 사람이 직접 입력하는 것은 점차 더 어려워졌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광센서로 상품 바코드를 스캔하면 상품 가격과 정보가 컴퓨터에 의해 자동으로 저장되어 처리되는 POS 시스템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POS개발자와 이용자들은 당시 바코드 리더를 개발하던 덴소 웨이브 (DENSO WAVE)(당시 덴소 코퍼레이션)에 연락해 “숫자뿐 아니라 영문과 일본 문자를 코딩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바코드 개발이 가능했는지 문의했다. (출처 : QR code 역사https://www.qrcode.com/en/history/)

마침 덴소 웨이브 (DENSO WAVE)의 모회사인 도요타 자동차로부터도 도요타 전용 부품을 구별하기 위한 2차원 코드 개발을 의뢰 받았다. 이에 고무된 덴소 웨이브 (DENSO WAVE)의 한 개발팀은 새로운 2차원 코드 개발에 착수했다.

2차원 바코드에 ‘위치결정’용 마크를 삽입… QR코드 원리

기존 바코드는 한 방향으로만 정보를 인코딩하므로 저장하여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제한적이었다. 점차 급증하는 정보의 밀도를 감당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때문에 많은 회사들은 두 방향에서 정보를 인코딩할 수 있는 다양한 2차원 바코드를 개발하고 있었다.

그러나 바코드를 스캔하는 장치와 바코드의 상대 위치에 따라 정보 판독률이 현저히 달랐다. 덴소 웨이브 (DENSO WAVE)의 마사히로 하라(Masahiro Hara)는 2차원 바코드의 위치를 감지하도록 2차원 바코드에 위치결정용 사각마크를 삽입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것이 오늘 QR코드의 기본 원리가 되었다.

QR코드의 위치결정패턴의 원리: 위치 결정용 심볼 2의 중심을 대표적인 각도로 가로지르는 주사선 (a),(b),(c)에서의 명암 검출 패턴은 모두 같은 주파수 성분비를 가지는 구조가 되어 있다. 즉 위치 결정용 심볼 2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각각의 주사선(a),(b),(c)의 주파수 성분비는 암:명:암:명:암=1:1:3:1:1가 되어 있다. 물론, 주사선(a),(b),(c)의 중간의 각도 주사선에 있어서도 비율은1:1:3:1:1이다. 이것에 의해 이차원 코드가 어떠한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어도, 일정 방향의 주사 처리만으로 위치 결정용 심볼 2가 가지는 특정 주파수 성분비를 검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주사 방향을 반복해 몇 번이나 변경해 기준이 되는 소정의 패턴을 검출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위치 결정용 심볼 2의 중심 위치가 용이하게 조기에 판명되므로, 이차원 코드 1의 위치가 신속하게 특정할 수 있고 그 후의 처리도 조기에 시작할 수 있다.

당시에 개발된 코드 구조는 위치결정용 사각패턴만 적용된 것이다. QR 코드는 위치결정 패턴의 레이아웃으로 인해 CCD (Charge Coupled Device) 카메라 및 이미지 처리 기술을 사용하여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렇게 개발된 QR 코드 (빠른 응답 코드)는 1994년 전세계에 도요타 중앙연구소와 공동으로 특허 출원하여 1998년경 일본, 유럽, 독일 및 미국에 등록 받았다 (미국 US 5726435, 일본 JP 2938338, 유럽 EP 0672994). 그러나 12년차 이후 그 특허의 등록유지를 포기했다.

현재 버전 40 (177*177) 모듈은 23,648 bits의 데이터, 7,089개의 숫자, 4,296개의 알파벳, 일본 간지문자 1,817개를 직접 인코딩할 수 있다고 한다. (https://www.qrcode.com/en/about/version.html)

바코드를 이용한… ‘휴대폰 대금결제’ 특허

물품구매기능을 가지는 휴대용 단말기 참고도면 (출처 : 특허청 공보)

우리나라 휴대폰 단말기를 이용한 바코드 대금결제 시스템에 관한 특허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2000년 3월 ㈜K&T그룹의 이종기 고안자가 발명한 “물품구매기능을 가지는 휴대용 단말기” 실용신안 (등록번호 제20-0194507호)을 만날 수 있다.

당시는 실용신안이 무심사등록주의를 채택하고 있어서 빠른 등록이 가능했다. 이 실용신안의 이중등록출원인 특허출원 제10-10-2000-0013989호는 안타깝게도 청구항이 기능만 나열되었을 뿐 구성요소와 연결관계가 기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되었다.

이 고안은 물품구매모드의 진입 시 이용자가 패스워드를 입력하면 소정의 시간 동안 핸드폰의 액정 디스플레이 패널(40)에 바코드를 디스플레이하고 이 바코드를 마트나 편의점 등에 설치된 리더기로 읽어 휴대용 단말기(100)를 종래의 현금카드나 신용카드와 마찬가지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아이디어이다.

고안 당시는 3G 폰이 나온 2007년 이전이었기에 ‘스마트폰’이 아니라 통화만 가능한 휴대전화를 간신히 넘어서 통화기능 외에 문자메시지나 카메라 등의 다양한 기능(피처)이 있는 휴대전화, 즉 ‘피처폰’을 배경기술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디스플레이를 상정하고 그 디스플레이에 바코드를 보여주는 기능을 생각한 점에서 흥미롭다.

QR코드의 확산을 위해… 특허권 유지를 포기

덴소 웨이브 (DENSO WAVE)는 QR코드의 산업계 확산을 위해 어렵게 획득한 특허권의 유지를 포기하였다.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하였다. 덴소가 선택한 QR코드의 확산을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다.

덕분에 산업계는 바코드 및 2차원 코드에 관한 특허는 모두 종료되어 공공재산(Public Domain)화 된 것으로 인식하고 자유롭게 2차원 코드를 선택하여 사용하게 되었고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에 자유롭게 활용하게 되었다.

다만 2005년 NPE로 유명한 아카시아(Acacia Research Corp.)가 베리코드라는 살아있는특허로 지멘스(Siemen)가 개발한 데이터 매트릭스 (Data Matrix) 코드를 사용하고 있는 업체들을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주장하여 업계를 많이 당황하게 하였다.

자신이 개발한 기술의 확산이 목적이라면 이렇게 자신이 취득한 특허를 포기하여 소멸시킬 만큼의 결단이 필요하다. 그것이 아니라 특허발명을 사용하는 자에게 권리행사하지 않겠다는 선언만 한다면 또다른 속셈이 있음을 읽어야 한다.

이진수 변리사 sonovman@gmail.com

  • -변리사(39회)
  • -現 ㈜휴롬 지식재산본부장
  • -現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 -前 서울반도체 법무임원
  • -前 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