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 변리사

2020년 12월 현대차그룹이 ‘소프트뱅크(SoftBank Group)’로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Inc.)’의 지배 지분을 인수했다는 뉴스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대학 실험실에서 출발해 세계적인 로봇 전문기업으로 성장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역사와 핵심 개발 전략, 그리고 주요 특허기술을 3회에 걸쳐 분석해본다. <편집자>

다리로봇’ 포트폴리오… ‘보-스턴다이내믹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다리로봇 포트폴리오 : 왼쪽부터 스팟(SPOT), 픽크(PICK), 핸들(HANDLE), 애들러스(ATLAS) 제품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Inc.)는 로봇 전문기업으로 현재는 스팟(SPOT), 픽크(PICK), 핸들(HANDLE), 애들러스(ATLAS)를 제품 포트폴리오로 구성하고 있다.

이 회사 로봇 들은 사람도 하기 힘든 동작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어 감탄을 자아 내게 했다.

이진수 변리사

먼저 “스팟(SPOT)”은 4족보행로봇(Quadruped Walking Robot)으로 한 마리의 사냥개를 닮았다. ‘스팟(SPOT)’이란 단어의 “~를 찾는 사람”(Spotter)라는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스팟은 수색 및 정보수집용 로봇이다. 현재 산업용 모델로 판매하고 있다. 가정용 모델은 2022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픽크(PICK)”는 생산라인에 고정된 물류피킹로봇(Logistic Picking Robot)이다. 인공지능을 사용한 차기 버전으로 “핸들(HANDLE)”이란 박스이동로봇(Box Moving Robot)도 개발 중이다.

“애들러스(ATLAS)”는 2족보행로봇으로 사람의 모습을 닮은 휴먼로이드(인간형 로봇)이다. 이 롯봇은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보여준 2분 54초짜리 영상에서 영화 ‘더티 댄싱’ 삽입곡 ‘두 유 러브 미(Do You Love Me)’에 맞춰 사람처럼 춤을 춰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영화 ‘더티 댄싱’ 삽입곡 ‘Do You Love Me’에 맞춰 사람처럼 춤을 추는 애들러스(ATLAS)

미국도 전략기술이나 국방기술 이전 및 수출은 수출관리법(Export Administration Act)의 통제를 받는다.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제품은 미국 내 고객만이 구매할 수 있고 해외 고객은 리스(임차) 방식으로만 사용 가능하다고 게시돼 있다.

MIT 대학 실험실 창업‘국방부 지원’으로 상업화

보-스턴다이내믹스는 1992년 미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내 “다리 실험실 (Leg Laboratory)”에서 나온 연구개발 결과물을 기반으로 분리(spin-off)해 설립됐다.

The MIT Leg Laboratory 연구원 (출처:웹사이트)

대학 실험실에서 연구∙개발한 기술을 기초로 연구원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의 전형적인 예이다. 또 국방부 지원금으로 공상과학에 가까운 기술을 현실의 기술로 완성하고 민간 시장에 상품으로 내어 놓은 전형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이처럼 미국은 스타트업 등이 혁신기술개발을 할 수 있도록 정부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중소기업을 돕기 위한 정부자금지원제도가 있으나, 특이하게도 미국은 지원 자금의 80%를 국방부(DoD)와 보건부(HHS/NIH) 두 기관이 집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군사기술이 민간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진단이 틀린 말은 아닌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국방부가 공상과학 같은 연구주제를 현실의 기술로 검증하는 자금을 직접 지원한다. 군사기술은 민간시장에서는 아직 상업적 기술로 성숙하지 않았거나 당장은 도입할 수 없는 초기단계의 실험적 기술을 필요로 한다.

이 점에서 군사기술로 실현 타당성을 검증하고 구체화하는 과정은 민간기업이 필요로 하는 상업목적의 기술로 성장하기 위한 다리(bridge)가 되어준다.

대학 실험실에서 ‘기술 창업‘까지… ‘바이-돌법(Bayh-Dole Act)’

지난 1980년에 발효된 바이돌법(Bayh-Dole Act)은 연방정부지원 대학발명에 대해 해당 연구를 수행한 단체가 특허권을 보유하는 한편, 연구비를 지원한 연방정부는 해당 특허발명의 실시 활용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march-in right)’만을 가지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의 자금을 받아 개발된 발명이라도 원칙적으로 그 발명의 소유권은 그 발명을 한 연구단체나 중소기업이 보유하도록 하고, 연방정부는 오직 무상의 비배타적 실시권 (a royalty-free, perpetual, nonexclusive license)만 보유하도록 하고 있다.

USPTO에 미연방정부의 통상실시권이 등록돼 있는 리스트 (출처 : USPTO)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특허 중 미국특허상표청(USPTO)에 연방정부가 통상실시권을 가지고 있는 특허는 총 9건이 등록돼 있다. 미국은 연방 규정에 따라 양도서류는 물론 ‘행정명령(Executive Order) 9424’에 의해 연방정부가 취득하는 권리(라이선스 포함)에 관한 내용을 등록해야 한다.

이처럼 연구 결과의 귀속과 관련해서는 바이-돌 법에 따라 보스톤다이내믹스가 권리를 소유하되 연방정부가 통상의 실시권을 갖게 된다. 이를 통해 대학내 다리실험실은 물론 보스톤다이내믹스의 핵심 연구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내 “다리실험실”에서 연방정부 자금을 받아 개발한 기술들에 대한 권리가 그 연구원들이 분리 설립한 스타트업 ‘보스톤다이내믹스’의 자본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스타트업 ‘보스톤다이내믹스’는 다리 로봇의 상용화를 위한 개발자금을 연방정부, 그것도 국방부로부터 지원받고 그 개발결과물을 개발기업인 ‘보스톤다이내믹스’이 보유할 수 있도록 보장되었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크다.

이진수 변리사 sonovman@gmail.com

  • -변리사(39회)
  • -現 ㈜휴롬 지식재산본부장
  • -現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 -前 서울반도체 법무임원
  • -前 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