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 변리사

일반 냉장고는 문이 측면에 달려 있어 문을 열고 닫으면 실내 냉기가 아래로 내려가고 위로 실외 온기가 들어와 순환하면서 저장실의 온도가 변합니다. 따라서 일정한 온도로 장기간 저장해야 하는 김치의 냉장에 적합하지 않았습니다.

이진수 변리사

이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 김치 냉장고인데 원리는 간단합니다. 냉장고를 열었을 때 공기가 순환하지 않는 구조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김치냉장고는 저장실 상부에 문을 달거나 측면을 서랍식으로 만들어 문을 열어도 공기가 순환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공기가 순환하지 않는 구조… ‘김치냉장고’ 원천특허

냉장고의 공기순환 (냉장고 그림 출처: Pixabay)

공기가 순환하지 않는 구조를 갖는 김치냉장고의 원천특허는 발명가 “전준열” 선생이 1978년 1월 실용신안으로 출원해 3년 만에 등록받은 “실용신안 제19152호”입니다.

이 김치냉장고는 냉장고의 하단부에 별실을 형성하되, 파일캐비넷형의 서랍식으로 형성해 김치 등을 독자적으로 냉장 보관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요즘 나오는 김치 냉장고 방식입니다.

한편 냉장고 상부에 상하 개폐 도어를 설치한 김치 냉장고 구조는 발명가 “신종규” 선생이 1978년 5월 실용신안으로 출원하여 2년 반만에 등록받은 “실용신안 제18874호”가 처음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팔린 김치 냉장고가 이 방식입니다.

김치냉장고 원천특허 참고도면 (출처: 특허청)

기존 냉장고를 ‘다목적으로 사용’… LG전자

이후 5년이 지난 1983년에 LG전자㈜의 김치냉장고 특허 출원이 있었고, 1년 뒤 1984년에 (주)위니아대우(실용신안등록번호 제20-0037110호, 독립 야채실을 구비한 간냉식 냉장고), 그리고 같은해 말 삼성전자㈜ (특허등록번호 제10-0024425호, 김치냉장고의 자동온도 조절회로)에서 김치냉장고 관련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소개한 개인발명자의 김치냉장고 발명과 달리 기존의 냉장고를 다목적으로 사용하려는 아이디어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1983.11.06 ㈜LG아이(현 LG전자)가 출원하여 등록된 한국특허 제111077호(발명자 김경택)는 기본적으로 다단식 저장실(5)과 상기 저장된(5)의 전면에 하나의 개폐문(6)으로 구성된 종래 냉장고를 구조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김치를 보관하는 별도의 김치통을 보관하는 냉장실을 분리구성했습니다.

LG전자 김치냉장고 특허 참고도면 (출처: 특허청)

좀더 상세하게는 냉장고의 냉장실(101)벽면의 증발기(109)에서 발생된 냉기를 김치보관실(103)에 강제로 이송시켜 숙성된 김치를 단시간내에 저온도를 유지할수 있도록 하는 냉기강제이송수단을 구비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는데, 냉기강제이송수단은 제3도와 같이 냉장실(101)내의 냉기를 김치보관실(103)로 이송될수 있도록 칸막이(112)에 형성된 통공(113)과 상기 통공(113)에는 냉장실(101)내의 냉기를 김치보관실(103)로 흡입하는 흡입팬(114)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당시 김치 냉장고는 다목적 냉장고의 하나였습니다.

김치냉장고의 보통명사 ‘딤채’로 폭발적 반응… 만도기계

나무위키에 따르면 “김치냉장고”란 명칭은 금성사(LG전자)가 1984년에 최초로 김치냉장고(모델명 GR-063)를 출시하면서 처음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제품으로 처음 소개된 김치냉장고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는 주부 들은 김치냉장고의 필요성을 그리 느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시대를 너무 앞서간 제품이라 흥행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1984년 금성사가 출시한 김치냉장고 신문 광고와 제품 (출처: LiVE LG 웹사이트)

그렇게 세월이 흘러 1995년 만도기계(위니아딤채)가 딤채 CFR-052E를 시장에 내놓자 소비자의 반응은 달랐다고 합니다. 그제서야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고 주부들 사이에서 가장 가지고 싶은 가전제품이 되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딤채”가 김치냉장고의 보통명사가 될 정도가 되었다고 하니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이후 기업들이 앞다투어 김치냉장고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대중화되었다고 합니다.

1995년 만도기계가 출시한 ‘딤채 CFR-052E’ 김치냉장고와 신문광고 (출처: 대유위니아)

그동안 김치냉장고 제품에 가려져 김치냉장고를 처음 발명한 두 분의 발명가를 찾아볼 생각조차 못했습니다. 김치냉장고 원천특허는 현재 모두 소멸되었으나 두 분의 발명가 “전준열” 선생님과 “신종규” 선생님의 김치냉장고 원천특허 발명을 소개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이진수 변리사 sonovman@gmail.com

  • -변리사(39회)
  • -現 ㈜휴롬 지식재산본부장
  • -現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 -前 서울반도체 법무임원
  • -前 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