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규 변리사

중소기업은 그 종업원 등(임원을 포함한다)이 한 직무발명에 대해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더라도 무료로 그 발명을 쓸 수 있는 라이선스를 갖게 된다.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은 그 종업원 등의 직무발명에 대해서 미리 회사가 특허를 받을 권리나 특허권을 종업원으로부터 넘겨 받기로 하는 약정(예약승계 약정), 또는 그 종업원이 받은 특허권에 대해서 회사에 배타적 라이선스(전용실시권)를 주기로 하는 근무규정이나 계약을 통해서만 직무발명에 관한 특허권을 갖거나 (전용)실시권을 가질 수 있다.

직무발명(employee invention) : 종업원이나 법인의 임원 또는 공무원이 소속기관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명한 것을 말한다. 발명진흥법상의 개념으로 특허법상 보호되는 발명에 국한하지 않고 실용신안법으로 보호되는 고안과 디자인보호법으로 보호되는 창작 개념을 포함한다. 회사는 직무발명에 의해 사용자 등이 얻을 이익의 액과 그 발명의 완성에 사용자 및 종업원 등이 공헌한 정도를 고려해 기여자에게 보상해야 한다. 보상액의 결정기준이나 산정방법 등의 구체적인 내용은 종업원과 사용자 사이의 계약이나 근무규정을 통해 정해진다.

직무발명을 하고도… 회사에 알리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만약, 종업원이 직무발명을 하고도 그 사실을 회사에 통지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감귤포장기계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A사 새내기 회계업무만을 담당하는 K 사원(26세)이 귤포장 기계의 구조에 관한 발명을 했다고 하자. K 사원의 직무가 연구개발이 아니므로, 그 발명은 직무발명이 아니며 따라서 K씨는 A사에 직무발명의 완성사실을 보고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A사의 설계부서에서 일하는 L이사가 귤포장 기계의 혁신적인 생산방법을 발명했다고 하자. L이사의 발명은 직무발명에 해당하므로, 회사에 통지해야 했다. 그러나,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A사 대표에게 평소 불만이 있던 L이사가 본인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할 생각으로 발명사실을 숨기고 L이사 본인 명의로 직접 특허출원까지 마친 경우에는 A사 근로계약이나근무규정에 따라 취급이 약간 달라진다.

A사는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근로계약이나 근무규정에 별다른 언급이 없더라도, L이사 발명을 공짜로 실시할 수 있다(중소기업이 아니라면 라이선스를 갖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A사 근로계약이나 근무규정상 예약승계 또는 전용실시권 설정이 요구된다면, L이사의 행위는 배임행위로서 불법행위이다.

따라서, A사는 L이사에게 그 발명을 승계하겠다는 취지를 문서로 통지하고, L이사의 특허출원이나 특허권의 이전등록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러한 예는 단순하고 이상적인 것에 불과하다. 현실에서는, L이사는 본인의 명의가 아닌 믿을 수 있는 타인, 예를 들어 친구나 친인척의 명의로 특허출원 및 등록을 하고 새로운 회사 경영의 전면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A사가 L이사의 배임행위를 밝혀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므로, 특허관리자와 연구개발부서가 평소 연구노트 관리를 철저히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신고된 직무발명에 대한... 승계 & 보상

직무발명 승계 절차

일단, 종업원이 직무발명의 완성을 서면으로 통지해오면 특허관리자는 회사를 대표해 승계할 것인지를 역시 서면으로 회신해야 하며, 그 기간은 종업원의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4개월이다.

따라서, 신고된 직무발명을 승계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한 선행기술조사 등의 행정처리를 4개월 이내에 하면 된다. 승계하기로 결정해 승계사실을 통지하면, 그 때부터는 그 발명은 회사에 귀속된다.

발명 아이디어를 회사가 승계하는 경우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하며, 그 금액은 보상규정에 따라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의 경우에는 출원 뿐 아니라 특허출원이 등록되거나, 특허가 적용된 제품이 생산 및 판매되거나, 라이선스를 통해 로열티 수입이 생길 경우에도 발명자들에게 보상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발명진흥법은 발명의 승계의 경우에는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지만, 로열티 수입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언급하고 있지 않은 문제가 있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직무발명에 의한 특허권이 큰 수익을 올리거나 제품의 판매에 크게 기여한 경우 분쟁이 발생하기 싶다.

반대로 회사가 승계하지 않기로 통지하면, 그 때부터는 종업원의 자유발명이므로 종업원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다. 만일 회사가 승계하겠다는 통지를 하지 않는다면 회사로서는 직무발명에 대한 무상의 라이선스도 가질 수 없다.

장진규 변리사

고고려대학교에서 전자공학으로 학사학위를, 그리고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기술경영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한양대학교 과학기술정책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포스데이타(주)에서 해외마케팅 팀 근무 중 제43회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국내 굴지의 특허법인과 대기업, 대학교에서 특허출원과 관리, 라이센싱 및 기술사업화 업무를 수행하며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과 산업발전에 기여왔 다.강연 및 저술활동으로는 대한변리사회, 한국발명진흥회,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등에서 특허관리업무에 관한 강의를 하였고, 대한민국의 지식재산 제도 발전을 위한 제언들이 다양한 매체에 게재된 바 있다.

무엇보다 지식재산의 핵은 공유와 소통이라는 신념 하에 일반인들에게도 특허제도에 대한 바른 인식을 함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