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규 변리사

우리나라는 20세기 들어 지식재산 경영이 활성화되기 시작해 그 역사가 길지 않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보면, 지식재산 경영의 역사는 결코 짧지 않다. 과거 19세기 불편한 특허제도 속에서도 선각자들은 글로벌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경쟁자 특허를 모니터링했다. 또 소송을 통해 모방품을 견제하며, 자신의 특허를 기초로 벤처 투자와 펀딩을 이끌어내는 수완을 발휘한 지혜들은 오늘날 지식재산 경영에도 충분히 참고할 만한 내용들이다.

총기 비즈니스와 특허경영 전략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총기 메이커의 대명사인 ‘새뮤얼 콜트(Samuel Colt)’와 ‘대니얼 웨슨(Daniel Wesson)’의 총에 관한 특허경영 이야기를 들 수 있다.

어려서부터 기계설계 등에 재능을 보였던 미국의 새뮤얼 콜트는 재장전 없이 여러번 총을 쏠 수 있는 리볼버(revolver)에 관한 영국 특허를 1835년 10월에 취득 후 이듬해 2월 미국 특허 제138호(이후 9430X)를 받는다.

새뮤얼 콜트의 미국특허 명세서와 도면 일부

해당 특허를 바탕으로 콜트는 가족들의 투자를 받아 회사를 설립하지만 초기 경영은 신통치 않았다. 그러다 1846년에 멕시코와의 전쟁에서, 미국 정부가 6발의 총알을 장전할 수 있을 것을 조건으로 1천정의 콜트 리볼버를 주문하게 되고, 콜트사는 1856년까지 매일 150정의 무기를 생산하는 성공에 이르게 된다.

롤린 화이트의 미국 특허 12648호와 이 특허를 적용한 스미스&웨슨의 권총

한편, 콜트의 라이벌인 웨슨 형제는 콜트의 특허기간 만료를 기다리며 새로운 제품을 준비하였으나, 콜트의 특허가 7년 연장되면서 그 타격으로 회사를 매각하는 불운을 겪는다.

그 와중에 콜트사 직원(롤린 화이트)이 뒤에서 총알을 장전하는 발명을 하였지만, 콜트사가 채택을 거절하자 웨슨과 협상을 하게 된다.

협상의 결과 웨슨 측이 로열티를 지불함과 아울러 새로운 아이디어가 적용된 총의 제작을 맡았다. 여기에 호레이스 스미스가 자본을 대면서 스미스 앤 웨슨(Smith and Wesson)사가 창립되어 콜트사의 라이벌 스미스 앤 웨슨이 출발한다.

이후 콜트사의 리볼버 특허가 만료되고 또한 콜트사가 큰 화재를 당하면서 총기 라이벌의 비즈니스가 역전되는 일이 벌어졌다.

콜트社 = 지식재산 경영의 고전

콜트가 획득한 9430X특허와 이후 1839년에 취득한 특허 1304호는 콜트의 초기 리볼버 모델을 보호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콜트는 초기 사업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R&D와 더불어 특허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새뮤얼 콜트, 1814-1862

이 같이 지속적으로 강화된 특허 포트폴리오를 통해 콜트는 1857년까지 리볼버 권총 생산과 판매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릴 수 있었다.

콜트사의 사례에서 보듯이 ▲기술력과 기술을 앞세운 자본조달(오늘날의 기술금융이다) ▲경쟁사의 특허를 면밀히 모니터링하여 만료시점에 맞추어 시장에 진입하는 전략(오늘날의 기술로드맵과 특허전략이다) ▲기술출자자와 제작사 간의 로열티 협상(오늘날의 기술이전 및 라이센싱이다) ▲투자자와 특허사용허락과 제작 및 판매(오늘날의 기술기업에 관한 재무적 투자자와 기술 공여와 특허경영이다) 등과 같은 활동이 거의 200년 전에도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후발개도국의 입장에서 우리나라에서는 그 동안 특허경영의 중요성이 낮게 평가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기술선진국의 입장이 된 상황에서 기업내부에서의 특허경영 나아가 지식재산경영과 그 전담인력 및 전담부서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또한, 특허관리자들도 그 역할에 걸맞는 역량을 함양하는데 힘써야 한다.

장진규 변리사

고고려대학교에서 전자공학으로 학사학위를, 그리고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기술경영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한양대학교 과학기술정책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포스데이타(주)에서 해외마케팅 팀 근무 중 제43회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국내 굴지의 특허법인과 대기업, 대학교에서 특허출원과 관리, 라이센싱 및 기술사업화 업무를 수행하며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과 산업발전에 기여왔 다.강연 및 저술활동으로는 대한변리사회, 한국발명진흥회,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등에서 특허관리업무에 관한 강의를 하였고, 대한민국의 지식재산 제도 발전을 위한 제언들이 다양한 매체에 게재된 바 있다.

무엇보다 지식재산의 핵은 공유와 소통이라는 신념 하에 일반인들에게도 특허제도에 대한 바른 인식을 함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