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솔루션 개발 기업인 A사는 정부기관과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사업 완료 이후 발주기관은 개발된 솔루션의 저작권은 비용을 부담한 자신들이 독점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사전 공고나 계약과정에서 별도의 협의는 없었다. 하지만 또다른 용역 입찰에서 불이익을 우려한 A사는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이후 A사가 구축했던 솔루션에 대한 유지보수를 위한 통합유지보수사업이 발주되었으나, A사는 솔루션에 대한 저작재산권을 전혀 보유하지 못하였으며, 발주기관은 A사와 아무런 협의 없이 타 업체를 유지보수회사로 선정했다.

이처럼 정부‧지자체‧공공기관 등이 발주하는 용역계약 결과물에 대한 지식재산권, 특히 저작권은 발주기관과 용역수행자의 공동 소유가 원칙임에도 발주기관이 단독 소유하는 관행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정상조 민간위원장)는 관련 사례, 규정 해설, 질의 응답 등으로 구성된 ‘국민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정부용역계약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

‘국민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정부용역계약 가이드라인’ : 조달청 나라장터 이용자, 관련 협‧단체 및 정부용역 수행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와 인터뷰를 거쳐 수집된 부당한 사례들을 ① 정당한 사유나 사전 협의 없이 정부측이 지재권을 단독으로 소유 ② 사업자로 선정되지 않은 업체의 입찰제안서 등을 발주기관 측이 임의로 활용 ③ 비밀유지서약서 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민간의 지재권 행사를 제한 ④ 소프트웨어 등 용역결과물을 사업 수행자와의 협의 없이 무단 배포 등 4가지 대표 유형으로 분류하여 제시했다. 또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및 「기획재정부 계약예규」, 「저작권법」, 「국유재산법」,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등에 분산된 지재권 관련 규정을 망라하여 해설을 제공하고, 단계별 고려사항과 체크리스트, 쟁점별 Q&A까지 상세히 수록했다.

정상조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장은 “정부용역 참가자, 특히 지식재산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개인‧중소 사업자에 좋은 지침이 될 것”이라며, “정부와 공공기관도 이 가이드라인을 입찰 공고와 계약 과정에서 적극 활용하여 정부용역계약의 공정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유롭게 사용 및 수익 행위 가능… 용역계약으로 만들어 진 저작권

‘정부용역계약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저작권은 발주기관과 민간 사업자가 공유하는 것이 원칙이며, 특별한 제한 사유가 없는 한 민간 사업자는 자신이 납품한 저작물을 활용하여 상업적 이익을 얻는 행위도 자유롭게 허용된다.

정부용역계약 시 민간 사업자 고려사항

실제로, 용역계약일반조건(기획재정부계약예규 제468호, 2019.12.18. 일부개정)에 따르면 계약목적물에 대한 지식재산권은 발주기관과 계약상대자에 공동 귀속되며, 별도로 정하지 않는다면 지분은 균등하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특수한 경우 발주기관이나 계약상대자 일방에만 귀속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때에는 개발의 기여도, 계약목적물의 특수성(국가안전보장, 국방, 외교관계 등)을 고려하여 당사자 간에 협의하여 정해야 한다.

또한 공유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고자 할 경우 원칙적으로 저작재산권자 전원의 합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용역계약으로 지식재산권이 공동으로 귀속되는 경우, 특약이 없는 한 공유자 일방은 지식재산권의 복제, 배포, 개작, 전송 등 사용·수익 행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이 같은 내용의 ‘정부용역계약 가이드라인’ 배포를 통해 용역을 발주하는 정부와 공공기관 담당자들이 계약 업무 과정에서 지재권 관련 내용을 명확히 숙지함으로써 공정한 행정을 구현하고 지재권 관련 분쟁과 민원을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계획서, 기획안 문서… 표현은 저작물로 등록 가능

사업계획서, 기획안 등 내가 공들여 작성한 프로젝트 관련 문서들도 저작물로 등록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사업계획서나 기획안 등의 경우에도 기재된 문장에 저작물성이 인정되면 어문저작물로 등록 가능하다. 표현한 단어의 조합(combination of words) 부분에 창작성이 있으면 된다. 또한 사업제안서·기획안 등은 편집 저작물로 등록 가능한 경우도 있다. 편집저작물은 어문저작물과 달리 편집물 중 선택과 배열 또는 구성에 창작성이 있는 경우 등록 가능하다.

즉, 언어로 기술한 표현에 저작물성이 인정되면 어문저작물, 편집물 중 선택과 배열 또는 구성에 창작성이 있는 경우 편집저작물로 등록 가능하다.

하지만 저작권법은 아이디어를 보호하는 제도가 아니다. 사업계획서·기획안의 아이디어가 독창적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따라서 사업계획서·기획안이 어문저작물로 등록된다고 하더라도 그 표현을 베껴 쓰면 안되는 것이지 아이디어까지 독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주상돈    newsdj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