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가 도출한 25개 유망 디지털 기술 분야의 IP5 특허 페밀리 중에서 한국 특허가 차지하는 비중 (2013~2016) *출처 : OECD, Measuring the digital transformation (2019) 자료를 재구성

디지털 뉴딜을 구현할 핵심기술인 5G 통신 분야 표준특허 확보 경쟁에서 화웨(Huawei), ZTE, Oppo, Vivo 등 중국 기업들의 공세가 삼성, LG, KT, SKT 등 국내 전기전자·통신 기업들의 입지를 크게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우리 기업과 대학·공공연구기관의 지식재산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기업을 중심으로 한 미국·일본과 대학·공공연구기관을 중심으로 한 중국 등 경쟁국들의 IP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어, 특허 확보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발간한 ‘디지털 뉴딜과 지식재산’ 보고서에 따르면 5G 및 AI 분야 특허 출원 및 표준 선언된 패밀리 특허 등 IP활동에서 중국 기업의 양적 성장이 두각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응한 양질의 특허 확보 전략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 김혜정 전임연구원은 “디지털 뉴딜 정책 추진의 기반이 되는 5G, AI 분야에서의 지식재산 확보를 위한 국가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며, “5G와 AI 분야에 있어 핵심 특허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뉴딜 정책 : 지난 7월, 정부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일환으로 ‘디지털 뉴딜’ 정책을 발표하고, ‘디지털 뉴딜’에 2025년까지 국비 44.8조원(총사업비 58.2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90.3만개를 창출할 계획임을 밝혔다. 디지털 뉴딜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는 없으나, 정책에서의 디지털 뉴딜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가속화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 및 비대면 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적 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판 뉴딜 정책에서는 ▲일자리 및 산산업 창출 효과가 크고 ▲지역균형발전 ▲국민 변화체감 등에 기여할 수 있는 10대 과제가 선정되었으며, ▲데이터 댐 ▲ 지능형 정부 ▲스마트 의료 인프라 등이 디지털 뉴딜 대표 과제로 선정됐다.

5G 표준특허에서 앞서가는… 화웨이 등 중국 기업

우리나라는 지난 2019년 5G 서비스를 시작하며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5G 기술은 이전 세대에 비해 기술 사용에 대한 로열티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적 영향력도 전기전자제품 뿐만 아니라 자동차(자율주행차), 건설(스마트시티), 의료(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분야로 확장될 것으로 보여 표준특허 확보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5G 서비스 관련 표준 선언된 특허 패밀리 규모(출원 후 등록 전이거나, 등록된 특허)를 살펴보면, 2020년 1월 1일 현재 한국이 5,119건으로 중국(6,234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IPlytics, 2020)

주요 국가별 5G 표준선언된 특허 패밀리 현황
주1) 표준선언 특허 패밀리 중 USPTO, EPO, 또는 PCT 출원이 포함된 비율
주2) 표준선언 특허 패밀리 중 적어도 하나의 특허청에서 등록된 특허가 포함된 비율
출처 : IPlytics, Fact finding study on patents declared to the 5G standard(2020. 01.)

한국은 특허 패밀리에 미국(USPTO), 유렵(EPO), 또는 PCT 출원이 포함된 비율이 89.65%로 해외출원 비율이 높다. 또 특허 패밀리 중 등록 비율도 62.63%로 유럽(66.33%)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5G 표준선언 특허 패밀리 규모가 최근(2017~2018년)에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화웨이, ZTE, OPPO, Vivo 등 중국 기업의 양적 성장이 두각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응한 양질의 특허 확보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화웨이는 자체 구축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주요 기업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크로스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5G 관련 주요 특허출원인이 표준선언 특허에서 차지하는 비중

삼성, LG, ETRI 등 국내 3개 기관… AI 특허출원인 TOP 30에 포함

인공지능(AI)이 1950년대에 등장한 이후 160만 건 이상의 논문과 약 34만건의 특허출원이 이루어졌으며, 특히 최근 특허출원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는 가운데, 우리 기업 및 대학ㆍ공공기관들도 주요 특허출원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AI 관련 논문, 특허활동 추이 출처 : WIPO Technology trends 2019 : Artificial Intelligence(2019) 자료를 재구성

WIPO(2019) 보고에 따르면, AI 관련 주요 특허출원인 TOP 30 중 1, 2위는 각각 미국 IBM, Microsoft가 차지한 가운데 삼성, LG,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국내 3개 기관이 이름을 올렸다.

AI 관련 주요 특허출원인 중 대학 및 공공연구기관 상위 500개 현황에는 우리나라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KAIST(한국과학기술원), POSTECH(포항공대) 등 19개 기관이 포함되어 중국(110개), 미국(20개)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WIPO, 2019)

AI 관련 주요 특허출원인 TOP 30 출처 : WIPO Technology trends 2019 : Artificial Intelligence(2019) 자료를 재구성

표준특허를 선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 필요

5G 및 AI 분야에서 기술 표준이 결정되면, 록-인(lock-in) 효과가 큰 만큼, 우리 기업들이 표준특허를 선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

실제로, 표준특허 확보를 위한 출원일 선점 경쟁이 치열해, 그동안 기업들은 미국 특허청(USPTO)의 가출원 제도 등을 활용해 왔다. 최근 우리나라도 특허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명세서 작성의 형식 요건을 완화해 이미지 형식 등의 ‘임시 명세서’를 통한 특허 출원을 허용키로 했다.

특허 가출원(Provisional Application) : 미국은 가출원시 형식의 제약이 없는 명세서를 제출한 후 1년 이내에 정규출원으로 전환하면 앞선 출원일을 인정받을 수 있다. 실제로 국내 대기업 B사는 국제적으로 특허출원일을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미국의 가출원 제도를 이용해 미국에 특허를 먼저 출원한 후, 이를 기초로 조약 우선권을 주장해 국내에 특허출원하는 전략을 사용한 바 있다. 특허협력조약(Patent Cooperation Treaty) 체약국가에 출원한 특허를 국내에 다시 출원하면서 조약우선권을 주장할 경우 최초 출원한 국가의 출원일을 인정받을 수 있다.

또 대학·공공연구기관, 중소기업 등 여러 혁신주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연구, 발명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및 활용 환경도 요구된다. 특히 AI 분야는 기업 인수합병을 통한 특허 확보도 활발한 만큼, 해외기업 인수합병시 세액공제 혜택을 확대하는 등 지원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 김혜정 전임연구원은 “5G, AI 등 디지털 경제에서 각광받는 기술들은 모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데이터가 이들 기술의 연료이자 원천”이라며 “따라서 데이터 정책 및 관련 제도의 정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상돈    newsdj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