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12월, 특허청은 창업초기 기업인 ㈜이그니스가 개발한 상품을 모방해 제작·판매한 ㈜엄마사랑에게 해당상품의 생산·판매를 중지할 것을 시정권고 조치했다. 또 해당상품을 매입해 판매한 홈플러스에도 판매 중지할 것을 권고했다. 이그니스는 ‘랩노쉬’라는 식사 대용식 상품을 개발, 판매했는데 이후 ㈜엄마사랑도 상품형태가 유사한 ‘식사에 반하다’라는 제품을 내놓았다. 특허청은 양 상품은 용기형태, 용기에 부착된 수축라벨 디자인, 분말형태인 내용물 등의 개별요소들 뿐만 아니라 이들 요소가 결합된 전체형태도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엄마사랑의 행위가 상품형태를 모방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행정명령을 내린 것이다.

부정경쟁행위 신고 통계

부정경쟁행위 조사 및 시정권고 제도가 본격 시행된 지난 2017년 12월 이후 접수건수가 200호(‘20.6.1기준)를 넘어섰다.

특히 올 상반기 접수건(60건)이 지난해 전체 접수건(66건)에 육박(약 91%)하는 등 코로나 19 여파로 대면조사 등이 여의치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부정경쟁행위 조사제도가 경제적 약자를 위한 권리구제수단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다.

특허청 행정조사 절차

부정경쟁행위 조사제도: 타인이 공들여 개발한 상품형태를 모방하거나 거래과정을 이용하여 부당하게 아이디어를 탈취하는 등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호에 규정된 부정경쟁행위(아목, 카목은 제외)에 대한 행정조사제도다. 부정경쟁행위로 판단되는 경우 시정권고가 가능하다. 신고인에 대한 제한이 없고 절차가 간소하며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고, 다른 구제절차에 비하여 신속한 처리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실제로 부정경쟁행위 신고센터(이하 ‘신고센터’)에 문을 두드리는 이들은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이 다수(신고인의 83%)를 차지한다.

주요 부정경쟁행위 유형(‘17.8~20.6.30. 기간, 총 218건 기준)을 살펴보면, 상품형태모방으로 신고된 건이 전체의 39%(86건)로 가장 많다. 소상공인의 제조업 종사비율이 높고 일부는 제품개발 과정보다 손쉽게 타인의 노력에 무임승차하는 편을 택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타인의 상품을 사칭하거나 상품‧광고에 품질, 내용, 제조방법을 오인하게 하는 선전 또는 표지를 부착하여 판매하는 상품사칭‧품질오인 행위도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

상품형태 모방행위 : 타인이 제작한 상품형태를 모방한 상품을 양도‧대여 또는 이를 위한 전시를 하거나 수입‧수출하는 행위를 말한다.

두 번째로 신고가 많은 부정경쟁행위 사유는 아이디어탈취(56건, 26%)다. 아이디어탈취로 신고되는 분야는 전산프로그램, 기계, 농자재 등 다양하다. 상품형태모방이 중소기업 간 분쟁인 반면 아이디어탈취는 대기업이 신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디어 탈취행위 : 거래과정에서 제공받은 타인의 기술적 또는 영업상 아이디어를 제공 목적에 위반하여 사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지난해 7월 부정경쟁방지법이 개정되면서 상품행태 모방에 이어 ‘아이디어 탈취 행위’도 부정경쟁행위로 규정됐다.

세번째로, 상품‧영업 주체혼동을 초래하는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신고(55건, 25%)가 아이디어탈취와 비슷한 수준로 접수된다. 상반기 접수(23건) 건이 벌써 동일 유형의 지난해 전체 신고 건(22건)을 상회하고 있다.

상품‧영업 출처표시 혼동행위 :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상품출처표시(상표, 성명, 상품용기, 포장 등)나 타인의 영업출처표시(표장, 성명, 상호, 영업제공 장소의 외관 등)와 동일‧유사한 것을 사용해 혼동을 초래하는 행위를 말한다. 널리 알려졌을 것을 요건으로 하므로 소상공인이 신고하는 경우 인정받기가 만만치는 않다.

특허청 최대순 산업재산조사과장은 “코로나 19에도 부정경쟁행위 신고가 증가한 것은 비대면 소비에 따른 온라인거래 활성화로 인해 위반행위를 파악하기가 쉬워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라며 “부정경쟁행위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하는 한편 인력충원 등을 통해 처리기간도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경일     kips121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