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혁 변리사 (특허법인 IPS)

특허분쟁은 단순 침해로 인해 무효심판이나 권리범위확인심판 등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사건이 중한 경우에는 과거와 미래 비즈니스, 로열티, 판매금지, 사업협력, 기존 계약의 검토, 특허 보증 및 소진, 협상, 라이센스 계약 체결까지 전방위적으로 검토되면서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할 경우도 있다.

이진혁 변리사

특허의 효력이 사업 자체를 붕괴시킬 수 있다 보니, 분쟁이 걸렸을 때 제품의 개발, 판매, 영업에 집중해야 하는 경영자들이 분쟁 자체에 time-consuming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이는 회사 상황을 총체적 난국으로 몰아간다.

따라서 특허 분쟁이 발생하면 당황하거나 조급해하지 말고 전문가와 함께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해 비즈니스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해외 로펌 꼭(?) 선임해야 하나.. 대응 전략 단계에 따라

해외 분쟁의 경우에는 해외 로펌을 선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해외 사건의 경우에도 특허 기술 분석과 침해 및 무효 분석을 하는 것은 국내 사건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이러한 업무는 대략적으로 어느 나라나 유사하며 한국에 있는 전문가들도 진행 가능하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한국에 있는 전문가들은 해외 어떤 나라의 로펌보다 비용 대비 높은 효율성으로 해외 사건과 관련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 이는 사건 해결의 효율성 및 비용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해외 분쟁에서 해외 로펌을 선임해야 할 때는 해외 특허 분쟁이 소송 사건일 때이며, 답변서를 제출해 법적 절차를 밟을 수 밖에 없는 경우이다. 해외 클레임인 경우에는 국내의 전문가들이 협상을 통해 해결할 가능성도 높으며, 해외 소송사건이라도 답변서를 제출하기 전까지는 해결이 가능할 수도 있다.

즉, 국내 분쟁 전문가들을 통해 해결을 도모한 후 해외 소송 답변서를 제출하고 실질적으로 법원 절차에 들어갈 때 현지 로펌을 고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도 국내 로펌이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능력있고 적합한 해외 로펌을 선정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고, 해외 로펌과 클라이언트 사이의 가교 역할을 통해 효율적 사건 진행과 비용을 줄여 줄 수도 있다. 물론 분쟁 경험이 많은 담당자가 사내에 있는 경우는 바로 해외로펌과 협업하는 것이 가능하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 상대방에 대한 기본 조사

분쟁 발생시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은 ▲어떤 업종의 회사인지 ▲매출 규모 ▲실시권자(PE) or 비실시권자(NPE) 여부 ▲분쟁을 진행할만한 기본적 능력 등 상대방에 대한 조사 작업이다. 기업 자체에서 조사를 수행해도 좋고, 대리인 선임시 그에게 맡겨도 좋다.

NPE(Non Practicing Entity) : 일반기업과 달리 제품 생산 없이 주로 특허 소송이나 라이선스 활동으로 수익을 올리는 기업을 비실시권리자(Non-Practice Entity)라 부른다.

1차적으로 특허와 나의 제품 및 서비스와의 관련성을 검토해 침해여부를 판단해야 하고, 침해인 경우 특허의 무효자료 확보 및 회피설계를 검토해야 한다. 만약 침해가 명확히 아니라고 판단하는 경우는 무효자료 확보 및 회피 설계를 진행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애매한 경우에는 추가적인 방어를 위해 무효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신규성급의 무효자료를 확보할 수 있다면 회피설계의 부담은 훨씬 줄어든다. 진보성급의 무효자료인 경우에는 약간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분쟁이 진행되는 동안 무효자료를 찾는 작업은 계속되어야 한다. 내가 확보한 무효자료보다 더 좋은 무효자료를 확보할 가능성이 계속 열려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경우, 사건별로 다르겠으나 사건히 중차대한 경우 사건이 끝날때까지 무효자료를 찾는 일을 계속한다. 필자의 경우도 이전 직장에서 큰 특허분쟁이 벌어졌을 때 한국에서 무효자료를 찾는 일만 몇 개월을 수행했고, 그래도 부족하다고 느껴 일본에 날아가 여러 도서관을 다니면서 기술문헌을 찾은 경험이 있다.

이와 함께, 해당 제품 및 서비스의 과거 매출과 향후 비즈니스 상황(매출)을 고려해 상대방이 공격한 특허에 대비해 내가 얼마나 큰 규모의 침해를 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여기까지가 가장 기본적인 검토이다. (이외에도 검토해야 할 요소들이 매우 많은데, 이는 다른 컬럼을 통해 작성을 하고자 한다.)

특허분쟁 대응 전략 수립을 위해 필요한 정보 및 체크 포인트

현재 분쟁 상황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필수… 초기 대응전략 결정

기본적인 조사 결과, 만약 침해를 하긴 했는데 그 침해품의 규모가 작아서 내가 분쟁에서 진다고 하더라도 큰 피해가 없다고 가정해보자. 이럴 경우 분쟁 대응을 위해 대리인을 고용하고 분석하는 등의 비용을 쓸 것인지, 상대방에게 합리적인 보상을 제공하고 끝낼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만약, 사건이 중하여 대응이 필요하고 분쟁 전문가를 고용한다면, 해당 제품 및 서비스를 가장 잘아는 담당자와 분쟁 전문가 사이의 협업체계를 구축한 후 사건 분석을 시작해야 한다. 해당 기업내 담당자가 회사 비즈니스 상황과 매출현황까지도 잘 알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미국 특허소송 건수 (2010-01-01부터 2019-12-31까지 ) 출처: LexisNexis Lex Machina

클레임 및 소송에 대한 답변 전에 1차적인 분석이 끝나고, 현재 상황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완료해야 한다. 밸류에이션에 따라 ▲무시할지 ▲싸울지 ▲협상할지 ▲어느정도 싸우다가 협상하는 방향으로 갈지 ▲소송으로 갈지 ▲합의금은 대략 어느정도나 줄지 ▲협상의 방법은 어떤식으로 할지 등등 초기 대응전략이 결정된다.

그리고 이러한 밸류에이션은 분쟁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 바뀌기 마련이다. 즉 나와 상대방 간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분석된 사실관계 및 정보에 의해 수시로 변화된다.

지금까지 특허 분쟁 발생시 초동 대응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다. 모쪼록 우리나라 기업이 국내든 해외에서 특허 분쟁을 당했을 때 초동 대응을 잘 하여 억울하게 피해를 입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진혁 변리사 (특허법인 IPS) jhlee@ipspat.com

이진혁 변리사는 한양대 재료공학과 재학중 변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2007년 졸업후 로펌에서 LG 및 삼성 특허대리인을 하며 기초적인 변리업무를 습득했다. 3년 정도 로펌에서 근무하다, 기업 내 IP 업무, 특히 분쟁 쪽을 하고자 하여 삼성전자에 입사후 약 8년간 국내외 클레임, 소송 등을 진행하면서 특허 및 기술 분석, 협상, 라이센싱, 계약서, 특허 매입등 IP 분쟁 및 활용 관련해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 

오스람, 필립스, 니치아, GE, 도시바, 샌디스크 등 해외 대기업은 물론 아카시아, 와이랜, 컨버전트 등 내로라하는 NPE 등 분쟁을 진행한 바 있다. 재직중 숭실사이버대학교에서 법학학위를 취득하고, 카이스트에서 Advanced IP 최고위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특허법인 IPS에서 분쟁 담당 파트너 변리사로 재직하며,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IP 분쟁/라이센싱/협상 맡고 있다. 분쟁 관련 경험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분쟁 사건을 진행/해결 해 나가면서 클라이언트에게 좋은 결과를 도출해 줄 수 있다는 데 보람과 희열을 느끼고, 사건을 유리하게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제대로 된 전략 하에 끝까지 달려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