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 변리사

차단특허 창출전략(blocking patenting strategy)의 실증적 사례

경쟁자의 ‘독점력’을 낮추어 ‘사업 자유도’를 확보하는 차단특허 전략은 크게 공격적인 차단전략(Offensive blocking strategy)과 방어적인 차단전략(Defensive blocking strategy)으로 나뉜다.

이진수 변리사

공격적인 차단특허 확보 전략은 2006년 미국 버지니아 특허관리회사 NTP와 캐나다의 휴대전화 제조기업 리서치 인 모션(Research In Motion Limited, RIM)(블랙베리사의 전신)의 특허분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RIM은 휴대폰 관련 요소기술에 핵심역량을 가지고 있는 회사였다. 이 회사는 RF안테나와 무선이메일 서비스를 이용하여 블랙베리 폰으로 이메일을 읽을 수 있는 상용서비스를 개발했다. 지금이야 당연하지만 당시 휴대폰으로 이메일을 읽는다는 것은 정말 획기적이었다. 세계의 소비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블랙베리 폰을 구매했다. 때문에 2008년에 블랙베리라는 휴대폰 전화는 미국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무선 중계기와 무선통신이 가능한 휴대폰으로 이메일을 읽을 수 있는 상용서비스 모델의 구조는 NTP의 창업자인 Thomas와 Donald라는 발명자가 먼저 특허로 획득했다. RIM은 NTP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고는 계속 블랙베리 폰을 만들어 팔 수 없었다. 그렇게 계속 불안정한 상태에서 비즈니스를 계속할 수도 없었다. 때문에 RIM은 NTP에게 미화 약 6억 달러를 주고 화해할 수밖에 없었다.

방어적인 차단특허 확보전략은 미국 IBM의 특허전략에서도 볼 수 있다. IBM은 특허를 내는 이유를 단지 라이센싱을 위한 것이 아니라 혁신활동을 보호하고 개발결과물의 현금화하는 사업의 자유도를 확보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Bernie Meyerson, “Why We Patent”, IBM Research, January 9, 2017, 『 But licensing is not the only reason we pursue patents. At IBM, we patent above all to protect our ability to complete the innovation lifecycle. What begins as an “aha moment” is often the result of years of prior investment, perhaps in the hundreds of millions of dollars. Preserving IBM’s freedom of action to monetize that outcome is critical if we are to continue to produce breakthrough after breakthrough in technology and science.」 https://www.ibm.com/blogs/think/2017/01/why-we-patent/

공격적인(Offensive) Vs. 방어적인(Defensive) 차단전략

공격적인 차단전략(Offensive blocking strategy)은 경쟁사 같은 시장참여자를 위협 또는 공격하거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시장 참여자의 사업자유도를 억제한다. 이에 반해 방어적인 차단전략(Defensive blocking strategy)은 경쟁자의 경쟁력을 저지시키고 특허장벽을 허물어 자사 사업자유도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격적인 차단전략은 주로 시장을 선도할 만한 핵심특허을 중심으로 이를 상용화하기 위해 필요한 주변의 응용 기술에 대해 미리 특허를 확보하여 둘러싸는 전략으로 활용된다. 비록 사소하거나 기술수준은 낮을 수 있어도 제품이나 서비스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채택할 수밖에 없는 기술들은 특허로 획득하는 것이다. 공격적인 차단전략은 시장 참여자의 사업자유도를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반면, 방어적인 차단전략은 주로 시장에서 경쟁우위에 있는 기술을 중심으로 획기적으로 원가를 낮출 수 있는 기술과 같이 상용화된 제품이나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기술을 특허로 등록 받지 못하게 하거나 특허로 확보하는 전략으로 활용된다. 경쟁사의 발명과 중첩되게 출원발명을 만들 수도 있다. 방어적인 차단전략은 자사의 사업자유도를 확보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공격적인 차단전략은 사소하더라도 상용화 기술에 관심이 있는 반면에, 방어적인 차단전략은 시장의 기술개발흐름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

경쟁자의 제품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기술… 차단특허 창출전략 예시

이해를 돕기 위해 ‘공격적인’ 차단전략과 ‘방어적인’ 차단전략을 예를 들어 설명해본다.

A는 스마트폰 “오리진(origin)”을 개발하고 그 스마트폰에 적용된 특허 발명을 가지고 있는데, 경쟁자 B가 “오리진” 폰에 없는 몇 가지 특징을 추가하고 소비 전력 알고리즘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임프루브(improve)”라는 새로운 버전의 스마트폰을 개발했다고 가정하자.

B가 A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고는 “임프루브”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없다고 하면 B는 “임프루브” 폰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A와 상호 실시(cross-license)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한편 C는 이동통신회사의 의뢰를 받아 코드분할다중접속기술을 개발하여 특허로 출원해 등록을 받고, 이 기술을 “CDMA”라는 이동통신 모뎀칩에 구현하고 생산했다고 하자. 코드분할다중접속기술은 동일한 주파수 대역에 다수의 사용자가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나의 주파수 대역 내에서 다수 코드로 분할해 하나의 셀에 다중의 사용자가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었다.

코드분할다중접속기술 *출처: 위키백과, Multiple access.png; 저작자 jjw

이동통신회사가 C의 “코드분할다중접속기술”을 이동통신표준으로 채택하게 되면 A와 B가 시장에 스마트폰을 계속 생산하거나 이동통신 모뎀칩을 생산을 위해서는 C와 코드분할다중접속기술 특허에 대한 상호 실시(cross-license) 계약을 체결해야 하거나 “CDMA” 모뎀칩을 C로부터 구매하거나 C사와 라이선스계약을 체결한 제조사로부터 모뎀칩을 구매해야 한다.

또한 만약 C가 자체 구현 기술은 없어도 당시 아이디어를 특허로 출원해 등록받았다면 누군가에 의해 개발된 “코드분할다중접속기술”은 C이외에는 아무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결국 코드분할다중접속기술의 독점적인 구매자는 C이외에는 없다. 이러한 상황은 C로 하여금 해당 기술의 매입 협상력을 키우고 해당 기술 개발에 대한 R&D 비용을 절감하게 된다.

결국, C의 “코드분할다중접속기술”에 대한 특허는 이동통신회사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지 않는 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모든 참여자의 혁신활동을 차단하게 된다. 또한 C의 “코드분할다중접속기술”은 기존 데이터 통신 방식을 파괴해 전체 통신 산업을 진일보하게 했다. 그렇게 C의 혁신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낸다.

만약 C가 “코드분할다중접속기술” 개발에 성공하였을 때, A가 “코드분할다중접속기술”을 칩으로 생산하는 데 필요한 상용화 기술을 특허로 획득했다면 어떻게 될까? 결국 C의 기술도 제품으로 상용화하려면 A의 상용화 관련 기술을 채택할 수밖에 없다. 비록 기술적으로는 C보다 덜 진보할 수는 있으나 기존 시장을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

더 나아가 C가 확보한 특허를 분석해 회피설계도 시도하고 무효심판이나 권리범위확인 심판도 청구하면서 회피설계를 확정하고 특허로 획득하면 어떠했을까? 이렇게 최초 발명을 효과적으로 상용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발명을 공격적 차단특허(offensive blocking patent)라고 한다. 고객사나 시장이 채택하는 기술의 개발 원천이 어디인지를 모니터링하고 파악해 그 기술을 상용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로 만드는 것이 공격적인 차단특허 확보전략인 것이다.

다음으로 B의 “임프루브” 스마트폰은 추가된 기능과 저전력 특징으로 A의 스마트폰 “오리진(origin)” 보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여기에 B가 가격경쟁력에 월등한 폰을 개발하면 어떻게 될까? A는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

또 B의 “임프루브”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특허를 획득할 때 A가 B의 “임프루브” 스마트폰을 분석해 획기적으로 원가를 낮출 수 있는 혁신기술을 찾아 특허를 획득한다면 어떻게 될까? B가 시장에서 A보다 경쟁력을 가지려면 A로부터 특허라이센스를 확보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상대방이 자신의 특허를 채택하지 않으면 제품 경쟁력을 잃게 되는 특허를 방어적인 차단특허(Defensive blocking patent)이라고 한다. 경쟁자의 제품 기술 영역에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로 만드는 것이 방어적인 차단특허 확보전략인 것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특허관리… 장벽 없는 자유경쟁

방어적인 차단특허 확보전략의 특징은 경쟁사의 특허 획득을 저지하기만 하면 되므로 반드시 특허를 획득할 필요도 없다는 데에 있다. 따라서 다양한 방식으로 전략을 구사하면 특허 비용의 절감이 가능하다.

차단특허(blocking patent)는 출원단계에서는 특허가 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을 조성해 경쟁사 등이 시장에 바로 진입하는 것을 저지하는 데에 유용하다. 또한 원하는 청구항 권리로 등록되면 경쟁사는 자사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고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할 수 없게 되어 다른 대안을 개발하기 위해 시간과 투자를 유발시킨다.

공격이 가능한 차단특허가 등록이 허락되면 좀더 완벽한 울타리(fence)를 만들기 위해 비용을 들여 다양한 관점에서 분할출원(미국의 경우 계속출원 등)을 계속해 특허울타리(Patent fence) 전략을 구사한다.

원하지 않는 청구항 권리로 등록이 허락되면 과감히 등록을 포기하고 공개만 되었다면 등록이 거절되거나 출원을 포기하더라도 경쟁사가 특허를 획득하는 것을 막거나 특허를 무효 시킬 수 있어서 시장의 특허 장벽을 허물 수 있다. 특허 장벽 없는 자유경쟁에 자신 있다면 한번 구사해볼 만하다. 이렇게 특허의 확보와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전략적으로 선택하고 집중하면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특허관리 역시 가능하다.

결국, 원하는 목표를 제한된 자원으로 달성하려면 그것도 최대의 효과를 내려면 우리는 지금보다 몇 배 이상 현명해야 한다.

이진수 변리사 sonovman@gmail.com

  • -변리사(39회)
  • -現 ㈜휴롬 지식재산본부장
  • -現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 -前 서울반도체 법무임원
  • -前 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