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특허 등록 대상이 아닌 의료 행위 분야에서도 일부 영역에 한해 특허 보호 대상으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의료진단 방법 관련 기술의 혁신과 특허제도’ 보고서 표지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발간한 ‘의료진단 방법 관련 기술의 혁신과 특허제도’ 보고서에 따르면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의료행위 중 진단 행위에 한해서 그 발명의 특허 대상적격을 인정하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 김시열 박사는 “지난 20대 국회에 상정되었으나 회기 만료로 폐기된 특허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의료 행위 발명의 특허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라며 “사람을 수술·치료 또는 진단하는 의료 행위 중 일부, 예컨대 진단하는 방법 발명에 한해서라도 산업상 이용 가능성을 인정함으로써 특허 등록을 허용하는 등 전향적인 검토를 위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의료 행위에 관한 발명을 특허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있으며, 특히 인간을 대상으로 한 진단 방법 발명은 산업상 이용 가능성이 없는 발명으로 취급해 특허 등록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물론 인간의 존엄성 등을 이유로 하고 있으나, 이는 독점배타권 부여라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신에 해당 기술의 공개를 통해 혁신을 촉진하고자 하는 특허 제도의 취지에 반한다.

실제로 인간의 망막 사진을 딥러닝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특정 망막병증을 진단해내는 발명의 특허성을 인정할 것인지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의료 행위 또는 그 일부인 진단 등 관련 기술에 한해서라도 특허 제도의 보호 대상으로 편입시키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에서의 바이오 특허보호 대상

한편, ‘의료진단 방법 관련 기술의 혁신과 특허제도’ 보고서는 의료 행위 관련 발명에 대한 특허 허용 여부를 ▲특허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는 미국 ▲불특허 대상으로 법률상 명시한 유럽과 중국 ▲산업상 이용가능성을 부정하는 방식으로 특허를 불허하는 일본과 우리나라 등 3가지로 유형화했다.

의료 행위 발명의 특허 대상성 관련 국가별 입장

WTO/TRIPs 협정은 회원국이 ‘인간 또는 동물의 치료를 위한 진단 방법, 요법 및 외과적 방법’을 특허의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권만을 인정하고 있다. 특허라는 독점배타적 권리를 부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의료 행위 발명 등 일부 영역에 대해 특허의 대상적격을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WTO/TRIPs 협정 : 세계무역기구 설립을 위한 마라케쉬 협정(Marrakesh Agreement Establishing the World Trade Organization)의 부속서 중 하나로 발효된 ‘무역 관련 지식재산권에 관한 협정(TRIPs, Agreement on Trade-Related Aspects of Intel lectual Property Rights)’을 말한다.

하지만 특허의 대상적격을 인정하지 않는 영역에 대한 판단은 기술 발전과 시대적 요구에 따라 가변적이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도 심사기준에서는 이미 의료인의 정신적 활동으로서의 ‘임상적 판단’을 포함하지 않는 진단방법 관련 발명을 산업상 이용할 수 있는 발명으로 취급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최재식 박사는 “과거 1986년에 물질특허제도 도입이 국내 산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당시 우려와는 달리 화학산업구조의 긍정적 변화를 가져왔던 것처럼, 바이오메디컬 관련 특허제도의 대상적격 문제에 대해서도 전향적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주상돈    newsdj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