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 출범한 ‘국회 세계특허(IP)허브추진위원회’는 선순환 지식재산 생태계를 만드는 데 필요한 주요 아젠다들을 제시했다.

올 연말부터는 특허 침해시 손해배상액 산정이 특허권자의 생산능력이 아닌, 특허침해자의 제품 판매를 기준으로 계산된다. 특허권자의 생산능력을 초과하는 특허침해자의 제품판매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는 특허법 일부개정안(박범계 의원 대표발의, ’18.12월)이 지난 5월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식재산 허브로 간다’ 표지

특허법에 특허침해자의 제품 판매를 기준으로 손해액을 산정하면서, 특허침해에 대한 3배 배상을 모두 명문화한 국가는 전 세계 지식재산을 선도하는 선진 5개국(한국,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중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이처럼 우리나라 법률에 특허침해 손해배상액을 현실화하고 징벌적 3배 손해배상제를 명문회된 데는 국회 세계특허(IP)허브국가추진위원회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회 세계특허(IP)허브국가추진위원회가 최근 발간한 ‘우리는 지식재산 허브로 간다’ 에 따르면 2014년에 출범한 세계 IP허브추진위원회는 선순환 지식재산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초가 되는 지식재산 ‘보호’의 핵심적인 아젠다들을 제시해왔다.

특히 세계 IP허브추진위원회는 법원·정부·민간위원과 19대 국회의원 70명, 20대 국회의원 65명과 함께 ▲특허침해 손해배상액 현실화 ▲징벌적 손해배상제 ▲특허소송 국제재판부 설치 ▲증거제출 명령 확대 ▲특허소송 관할집중제 등 새로운 법안들도 탄생시켰다.

국회 세계특허(IP)허브국가추진위원회 2016년 정기총회 및 미래전략심포지움 행사 장면

특허허브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지식재산이 제 역할을 해야 혁신과 창업이 활발해지며 나라와 국민이 산다”라며 “특허의 신뢰성과 가치를 높이기 위해 치열한 노력으로 굵직한 성과들을 이끌어 낸 지난 몇년간은 ‘지식재산 강국의 꿈’이 구체화 되는 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국회 세계특허(IP)허브국가추진위원회 : 지난 2014년 9월 23일 국회의원 64명과 사법, 행정, 민간 분야 전문가들이 위원으로 참석해 출범된 단체로 현재 이광형 KAIST 교학부총장, 이상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병수 국회의원(미래통합당)이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우리나라를 세계 지식재산 분야 중심국가로 만들기 위해 특허 등 지식재산 분야 국가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제도개선, 법률개정 등을 추진해오고 있다.

손해배상액 현실화‘에 한 발 다가서다 (2020년)

지식재산 보호를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손해배상액이 너무나 적다는 것이다. 아무리 연구와 특허출원 등에 많은 비용을 들였어도, 턱없이 부족한 손해배상액을 받자고 긴 시간 힘겹게 침해소송을 벌일 이유가 없다. 더 나아가 특허출원의 필요성에 회의를 느끼게까지 한다.

하지만 현행 특허법에서는 특허권자의 제품 생산능력이 100개인 경우, 침해자가 10,000개의 침해제품을 시장에 판매해도 특허권자는 본인의 생산능력(100개)을 초과하는 9,900개의 제품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없었다.

특허권자의 생산능력을 초과하는 특허침해자의 제품판매에 대해서도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는 특허법 일부개정 법률이 시행되면 특허권자는 그동안 손해배상의 대상이 아니었던 나머지 9,900개에 대해서도 특허발명의 실시에 따른 실시료를 침해자로부터 추가로 배상받을 수 있게 된다.

손해액의 3배까지 ‘징벌적 배상제’ (2018년)

지난 2019년 7월부터 특허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이 강화되어 ‘일단 침해하고 보자’던 인식에 쐐기를 박았다. 이젠 고의적으로 특허권이나 영업비밀을 침해할 경우 손해액의 3배까지 손해배상액을 물릴수 있다. ‘낮은 손해배상액’으로 인해 지식재산이 대접받지 못하고 국가 혁신을 방해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중요한 계기이다.

또한 과거 실시료(로얄티)는 업계의 통상적인 금액으로 매겨왔다. 하지만 이제 각 특허기술의 가치에 맞게 합리적으로 실시료를 계산한다. 실제 통상적인 금액이란 관련 라이선스가 많을 때라야 계산이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에선 거래가 많지 않고, 아예 거래가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시료를 합리적 금액으로 바꾸면 새로운 특허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으며, 그에 따라 침해 배상액도 높아 질 수 있다.

세계 IP허브추진위원회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지식재산 보호를 넘어 지식재산의 가격과 가치를 높이는 일”이라며 “지식재산 금융과 거래를 활발하게 함으로써 혁신성장을 이끄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재판부 설치… 글로벌 리더십의 첫 발을 내딛다 (2017년)

2018년 5월부터 국제재판부가 설치되어 외국어로 재판 하고, 증거제출과 판결문도 외국어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국제사건을 유치해 사법부의 전문성을 높이고, 그 능력을 대외적으로 알려 지식재산의 국제적인 리더십을 갖는데 기여하게 된 것이다.

국제재판부 사건의 요건 및 진행 : 당사자가 외국인이거나, 주요증거조사가 외국어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는 사건,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국제적 관련성이 있는 지식재산권 등에 관한 사건에 대하여 국제재판을 신청할 수 있다.

지식재산은 다른 법적 분쟁과는 달리 한 나라의 판결이 다른 나라의 판결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른나라의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가가 지식재산 사법의 리더십을 갖게 된다.

증거제출 명령 확대… 침해 입증이 한결 쉬워졌다 (2016년)

특허침해자가 주장하는 영업비밀에 대한 진위 여부를 법원이 판단할 수 있도록 문서 제출이 의무화됐다.

과거엔 특허권자가 자신의 손해액을 입증하기가 너무나 어려웠다. 모든 증거가 침해자에게 있는데, 영업비밀이라며 침해자가 증거 제출을 거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짜 영업비밀인지 아닌지를 법원이 판단할 수 있도록 문서 제출이 의무화됐다. 특허침해와 그로인한 손해액을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제출 대상이 서류에서 ‘자료’로 확대되어 동영상, 견본품 등도 유용한 근거자료가 된다.

법원이 명령을 내려도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법원은 특허권자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할 수 있다. 실제 2017년 9월, 자료제출명령에 따르지 않은 사안에서 원고가 청구한 전액이 손해액으로 판결됐다. 또 손해배상액의 중앙값(2016-2017년)이 7600만원에서 2억4300만원으로 3.2배 늘었다. 평가 기간이 짧긴 하지만 증거제출명령이 가져온 의미있는 변화이다.

특허소송 관할집중제… 판결의 전문성을 높이다 (2015년)

특허침해 민사소송 2심을 특허법원 한 곳으로 일원화 했다. 1심 재판은 5곳으로 집중했다. 이로써 1,2심 재판이 81곳에서 이뤄지던 이전에 비해 판결의 전문성을 한층 높이게 됐다. 특허법원의 법관을 늘리고 근무기간도 연장했다. 기술조사관 등 보조인력도 충원했다.

특허 등 지식재산권 소송 관할제도 개선 전·후비교

관할집중제가 적용된 2016년, 서울지방법원의 지식재산합의사건이 143% 급증했다. 이에 따라 아직까지 관할이 흩어져 있는 특허침해 가처분 사건, 부정경쟁 및 영업비밀 침해, 특허 형사소송 등도 판결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이 필요하다.

주상돈    newsdj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