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첫사랑을 다룬 황순원의 단편소설 ‘소나기’에서 등장하는 들풀과 들꽃 등에서만 300여건의 천연물 의약 특허출원이 있을 정도다. 가령, 소녀가 조약돌을 던지고 단발머리를 나풀거리며 사라지던 갈꽃 밭의 갈대는 비만 치료제, 소년이 징검다리에서 소녀를 흉내 내다 부끄러워 달아나던 메밀밭의 메밀은 혈전치료제 등 다양한 천연물신약 관련 특허가 출원됐다. 바이오 특허만이 지닌 특별한 문제들을 살펴본다 <편집자>

상업적 이용에 대한 권리 문제.. 인간조직 유래 제품

인간조직 유래 제품의 권리와 관련된 판례로는 Moore v. Regents of University of California, 51 Cal.3d 120, 793 P.2d 479(Ca.1990)가 가장 유명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Moore의 백혈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비장을 제거해야 했는데, Moore를 치료한 의사(Golde) 및 그의 동료들은 제거한 Moore의 비장조직이 다수의 사이토카인을 풍부하게 생산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Golde는 상기 비장조직에 대해 연구를 계속해 마침내 다수의 중요한 사이토카인 생성물에 대한 유전자 서열을 밝히고 이에 대해 특허를 받아 Genetics Institute 및 Sandoz에 양도했다(미국특허 제4,438,032호).

Moore는 자신의 신체 조직의 상업적 사용에 대해 통지받은 적이 없으며 그 사용을 승낙하지 않았고 또한 상기 조직을 사용해 얻어진 연구 결과물로부터 생성되는 이익에 대해 권리가 있음을 주장했다.

캘리포니아 주 대법원은 Moore에게 통지 및 승낙을 받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Moore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연구 결과물로 얻어진 이익에 대한 권리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인간은 그의 신체에서 제거된 조직에 대해 재산권을 가지지 않으며 따라서 캘리포니아 주법에 의해 생명공학 제품으로부터 얻은 이익에 대해 환자는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5 대 2로 판결했다.

Moore case에서 제기된 이슈와 관련하여 인간 조직에서 유래되는 제품을 생산하고자 하는 경우, 조직의 주인인 환자에게 그의 조직이 질병 치료에 사용될 수 있는 상업적으로 귀중한 생산품을 만들기 위한 연구에 사용될 수 있다는 사항을 충분히 이해시키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수술, 치료 및 진단 방법에 대한 국가별 특허 허용 여부

한편, 과거에는 특정 유전자를 가진 암환자에서만 현저한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표적치료제가 개발되어도 그 성분과 대상 질환이 동일한 선행기술이 있다면 특허를 획득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특허 실용신안 심사기준 개정안에 따르면, 유전체 정보 같은 바이오 빅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약물에 감응성이 높은 환자군을 찾은 발명을 특허로 인정하고, 같은 성분을 갖는 동일 질환의 치료제라도 특정 환자군에만 현저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경우에는 특허를 획득할 수 있게 됐다.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 관련 특허 심사기준 개정 :유전체 정보 같은 바이오 빅데이터를 활용해 특정 약물에 감응성이 높은 환자군을 찾은 발명도 특허로 인정된다.

전통적 지식에 대한 토착민의 권리 문제… 생물자원 유래 제품

전통적 지식에 기원한 발명에 대한 토착민의 권리 문제도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문제는 토착민의 권리와 토착민이 거주하고 있고 민간요법의 식물자원이 있는 주권국 사이의 내재적 충돌 가능성으로 인해 더욱 복잡해진다.

식물자원으로부터 합성 가능한 저분자물질이 분리 규명된다면, 그러한 물질의 대량 생산이 천연자원 남용 등으로 인한 생물학적 다양성의 손실을 초래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다.

자생식물을 원료로 제품화에 성공한 천연물 신약 사례

그럼에도 UN협약은 제약회사들이 생물학적으로 다양한 환경에 함유되어 있는 풍부한 화학적 포트폴리오의 주요 상업적 수혜자의 위치에 있다는 이유를 들어, 생물자원 탐사 과정은 생물학적 다양성의 손실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결국 지난 2010년 10월 29일, 국제연합(UN) 생물다양성협약(United Nations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회원국들은 일본 나고야에서 ‘유전자원에 대한 접근과 이익 공유에 관한 의정서(Access and Benefit Sharing Protocol, Protocol on ABS)’를 채택했다. 이 의정서는 유전자원을 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이익을 유전자원 제공 국가와 공평하게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세계를 휩쓸었던 신종 플루는 타미플루 제조사에 천문학적인 이익을 안겨줬으나 만약 신종 플루가 유행하기 전에 나고야 의정서가 타결됐다면 타미플루 제조사는 중국과 그 이익을 나눠 가져야만 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타미플루는 중국에서 해열제로 사용된 팔각이라는 식물에서 해열제 성분을 규명하고 이를 합성해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나고야 의정서: 생물자원을 활용하며 생기는 이익을 공유하기 위한 지침을 담은 국제협약으로, 생물 유전자원을 이용하는 국가는 그 자원을 제공하는 국가에 사전 통보와 승인을 받아야 하며 유전자원의 이용으로 발생한 금전적, 비금전적 이익은 상호 합의된 계약조건에 따라 공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계기로 유전자원을 제약 없이 취득하고 이용하던 시대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나고야 의정서 협약사무국은 전 세계 생물자원의 가치를 700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농업 경제에 미칠 영향과 윤리 문제.. 동물 특허

동물 특허와 관련된 두 가지 중요한 우려는 다음과 같다. 첫째는 윤리적 문제이다. 동물 특허는 궁극적으로 발명자에게 종 전체에 대한 지배권 및 종의 조작에 대해 보상을 주는 것이며 이는 마치 신과 같은 힘을 부여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동물 특허는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

또한 동물의 종 전체에 대한 권리를 가지는 것은 각각의 동물에 대한 재산권의 주장과는 별개로 윤리적으로 잘못된 일이라고 반대한다.

두 번째는 동물 특허가 농업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특허권자의 권리는 생산 또는 판매되는 제1세대 동물뿐만 아니라 특허기간 동안 생산되는 모든 세대의 동물에까지 미친다. 따라서 미래의 특허동물의 판매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교배해 생성된 동물에 대해 오랜 기간 확립된 판매 유형과는 다를 것이다.

가령, 생산성이 상당히 우수한 전통교배 암소를 판매하고자 할 때, 일반적으로 모계의 우수한 다산성이 유전된다 해도 판매자는 후손으로부터 추가적인 이익을 얻지는 못한다. 하지만 특허된 동물의 경우, 판매자는 판매되는 동물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특허동물의 후손에 대해서도 로열티를 요구할 것이다.

현재 EU는 바이오 발명과 관련하여 특허권자의 권리를 손상하지 않고 농부들에게 특허동물을 상업적 판매가 아닌 농업의 목적으로 교배할 수 있는 제한된 권리를 허여했다(O.J. Eur. Comm. NO. C 110, P. 0017(Feb. 26, 1998)).

한국에서의 바이오 특허보호 대상

신품종 개발자의 권리 강화 문제.. 식물 특허

식물의 신품종은 International Union for the Protection of New Varieties of Plants(UPOV: )에 의해 보호된다. 동 조약은 1961년 파리에서 채택되어 1968년 8월 발효됐다.

UPOV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해당 식물이 고유한 품종의 명칭이 있을 것, 신규한 것일 것(신규성) ▲ 일반적으로 알려진 품종과는 다를 것(구별성) ▲충분히 균일할 것(균일성) ▲본질적 특징이 안정적일 것(안정성)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한다. 또한 보호받는 국가 리스트 상의 식물 종 또는 속(genera or species)의 하나에 속해야 한다.

UPOV 협약의 의의는 바이오 기술을 응용한 식물 신품종이 활발하게 개발되면서 그 이용권을 둘러싼 분쟁이 증가하고 있는 시기에 신품종 개발자의 권리를 이전보다 강화하는 데 있다.

즉, ▲보호 대상을 모든 식물로 확대하며(UPOV 가입 시 최소 15종(또는 속) 이상, 가입 10년 이내에 모든 종과 속으로 확대) ▲보호 기간도 5~7년 연장하고(20년(과수, 임목의 경우 25년)) ▲품종 보호를 위한 출원 시부터 등록이 되기까지의 기간 중에도 조건부 보호가 가능하며 ▲품종등록제와 특허제도에 의한 이중 보호를 허용하고 ▲ 보호 방식의 선택을 각국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다.

지식재산네트워크(IPMS)

지식재산 전문가 모임인 ‘지식재산네트워크(IPMS, 회장: 최치호)’는 한국 지식재산 수준을 높이겠다는 목표로 이 분야 전문가와 일반인이 함께 참여한 민간 단체이다. 지난 2002년 삼성경제연구소 온라인 포럼에서 출발해 2009년부터 비영리·비정부 사회단체 형태로 운영 중이다. 현재 분과회원 400명 등 온라인 회원 3700여명을 두고 있다.
IPMS는 ‘IP라이선스전략분과’ 등 모두 13개 분과로 구성돼있다. 지식재산 연구는 물론, 세미나와 교육·연구 콘퍼런스 등도 진행한다. 지난 2007년 ‘지적재산전략교본’ 발행을 시작으로 △사례 중심의 실무자를 위한 국제 라이센스 계약(2008년) △국제 라이센스 계약 실무(2009년) 등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