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일경 변리사

미국 캘리포니아 중앙지법은 2020년 3월 13일(현지시간)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ID) 자회사인 Pavo Solutions LLC가 미국 킹스톤테크놀러지(Kingston Technology LLC)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소송 1심 배심원 재판에서 최소 750만 달러의 배상 판결을 내렸다. 더욱이 고의적 침해를 인정받아 향후 판사의 판결에 따라 고의침해 배상액이 2-3배가 될 경우엔 총 배상금액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이에 특허 출원부터 배심원 평결까지 전 과정을 되돌아보면서 성공적인 사건의 교훈을 살펴본다. <편집자>

“실용신안”에서 출발한 USB 특허전쟁

최초의 USB 메모리는 2000년 IBM이 최초로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에선 하나마이크론이 지난 2002년에 회전형 USB 메모리에 대해 실용신안을 출원(KR20-0286123)한다.

[소송 판례 분석] USB 특허전쟁 보고서 표지

당시 심사가 없던 실용신안을 출원한 것은 하나마이크론이 특허등록에 회의적이라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례적이게도 이 실용신안 출원을 우선권으로 무려 미국, 일본, 중국, 유럽(독일/프랑스/영국에 유효화)에 해외출원했다. 하나마이크론은 당시 USB 메모리를 생산 판매했기 때문에 회전형 USB 특허의 가치를 일찍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2011년 특허거래회사 리온IPL은 하나마이크론으로부터 특허(US6,926,544)를 양수받고, 2012년 CATR이라는 PAE(Patent Assertion Entity, 특허소송전문회사)를 설립했다.

하나마이크론은 2008년 5월 세계 최대 사무용품 유통업체 “스테이플스 수퍼스토어”와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다. 라이선스 비용은 대략 연간 3,000만원 정도의 낮은 금액이었지만 2008년에 한국기업이 미국 글로벌기업과 특허 라이선스 체결을 한 점에서 이미 해당 특허의 가치가 객관적으로 입증됐다고 볼 수 있다.

USB 침해 제품과 소송 관련 특허 도면

CATR은 2014년 8월 미국 대형 USB 메모리 제조사인 Kingston Technology Company, Inc(이하, 킹스턴)을 상대로 캘리포니아 중부지원에 침해소송을 제기한다. 킹스턴은 소제기 당시 세계1위의 USB 메모리 제조업체였다.

하지만 예상외로 소송이 길어져서 소송비용이 증가하자 CATR은 특허무효심판(IPR) 심리중이던 2015년말에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에 특허를 양도한다.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는 자회사인 Pavo Solution LLC를 통해 소송 당사자가 된다.

IPR(당사자계무효심판, Inter Partes Review) : 미국발명법(AIA)이 기존 당사자계 재심사제도를 대체해 도입된 제도. 이해당사자는 특허 등록일로부터 9개월 또는 PGR(Post-Grant Review) 절차 종료일 이후에, 특허·간행물에 기재한 무효사유를 이유로 신청할 수 있으며, 무효의 합리적 가능성(reasonable likelihood)이 있는 경우에는 특허심판원(PTAB)이 절차를 개시한 후 무효 여부를 판단한다. PTAB 결정 이후에는 IPR에서 ‘제기했거나 합리적으로 제기할 수 있었던’ 증거로는 모든 심판·소송에서 다툴 수 없다

결국, USB 특허전쟁은 한국기업의 “실용신안”에서 출발했고, 한국 특허전문관리회사가 미국 특허침해소송을 진행해 2020년 3월 미국기업의 고의침해를 인정받은 성공적인 사건이 됐다.

파보(Pavo Solution) Vs. 킹스톤테크놀러지 특허소송 진행과정 :인텔렉추얼디스커버리는 특허침해소송 전과정을 파보(Pavo)라는 특허권 프로젝트 투자형태로 미국내 자회사를 설립해 소송을 추진했다. 

상당한 시간과 비용투자는 필수

이번 침해소송의 배심원 평결 그 자체도 Pavo에게는 이미 값진 승리이지만, IPR에서 특허성이 재확인된 점에서 향후 다른 USB 메모리 업체로부터 상당한 로열티 수입이 예상된다.

이번 소송건은 한국기업의 실용신안으로 한국 특허전문관리회사가 미국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창출한 점에서 국내 특허관계자들에게도 값진 교훈을 남겼다.

첫째,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간단한 아이디어라도 빠른 권리화로 선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 특허 수익화를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출원부터 첫 배심원 평결까지 18년 소요)과 출원비용 및 소송비용(6년간 민사소송 1건, IPR 2건, CAFC 항소심 1건으로 30억~60억 정도 변호사비용 추산)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다.

미국 특허소송 경험과 자본력이 없다면 수익으로 연결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특허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 송무적 파트너 및 재무적 파트너와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셋째,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가 이번 소송을 통해 그 실력과 함께 국내기업 보호라는 존재 이유를 입증했다는 점이다. 앞으로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가 국내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IP Monetization을 개척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소송에 대해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의 배동석 본부장은 “국내 중소기업의 실용신안으로도 미국 특허소송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가 보여줬다.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는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기업의 글로벌 특허권 행사 파트너로서 지속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서일경 변리사 ilkyung.suh@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