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규 변리사

최근들어 특허관리인력 또는 특허관리전담부서가 없었던 기업들도 지식재산 전담부서를 설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다양한 주체들이 특허관리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운영함에 따라 각자 다양한 상황에서 적절한 조직구성과 운영이 요구된다.

특허명세서는 기능(technique)이 아닌 예술(art) !

특허관리 조직 또는 담당자가 처리해야할 업무의 범위와 Role & Responsibility(R&R)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등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 또한, 특허관리 부서를 조직 내의 어느 위치에 둘 것이냐에 따라서도 특허권이라는 자산의 관리, 또는 특허관련 분쟁 발생 시의 처리주체 등에 대해서 다양한 양태를 가질 수 있어 상당히 고민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특허를 포함한 지식재산권의 출원 건수가 그리 많지 않고 주된 업무영역이 제조업이나 기술개발과 크게 밀접하지 않은 경우, 예컨대 금융업이나 출판업, 프랜차이즈업이라면 별도의 전담부서를 설치하기 보다는 대체로 경영지원부서의 기획이나 총무, 경우에 따라서는 경리담당자가 전반적인 지식재산권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일정 수준 이상으로 연구개발이 이루어지는 경우라면 연구소 등 R&D 조직 내에, R&D에 적극적이지는 않더라도 회사의 규모가 커진 경우에는 법무부서에 지식재산 관리부서를 두어 운영하게 될 것이며, 지식재산권의 보유규모가 매우 큰 대기업들의 경우에는 지식재산권의 관리를 전담하는 별도 조직을 CEO 직속으로 보유하기도 한다.

여기서, 어느 경우이든 지식재산권 출원규모가 많지 않다면 특허의 관리에 관하여 모든 사항을 내부에서 처리하려고 하기 보다는, 상당 부분은 아웃소싱(outsourcing) 하는 것이 오히려 특허의 품질이나 업무의 신뢰도를 높이는 길이다.

자칫, 특허명세서까지 직접 써도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하지만, 특허명세서 작성은 기능(technique)이라기 보다는 예술(art)의 특성을 갖는 점을 고려하면 바람직하지 않다.

법무 조직 소속 vs. R&D 부서와 연계

흔히 특허관리부서가 R&D 조직에 속하는 것이 나은지, 법무 조직 (또는 작은 회사라면 총무조직)에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온다. 필자는 이에 대해서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며 회사나 특허활동의 규모에 따라 선택할 문제이나, 기본적으로 R&D 부서에 속하면 사업부서와의 연계가 약해질 뿐 아니라 (계약체결을 승인하는 권한 등의) 실권이 없다 보니 곤란을 겪는 일이 상당히 발생한다고 답변했다.

예를 들면, 사업을 진행하는 부서에서는 사전에 제3자가 보유한 특허를 침해할 위험에 대해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비즈니스를 진행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그제서야 특허부서가 뒷감당을 해주는 곳 정도로 여기며 “이런 거 해결 하라고 전문가들 데려다 놓은 거 아니에요?”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한 후에 사후 처리를 하는 것은 사전에 이를 인지하고 대비하는 것보다는 훨씬 고달픈 일이고 조직 전체에 끼치는 손해가 커질 수 있다.

또한, 공급계약의 체결 전에 실시한 선행특허조사에서 문제가 될 만한 특허나 특허보유자를 발견한 경우에도 침해여부에 대해 판단에 대해서는 특허부서의 의견을 구해놓고, 추후에 침해소송 등에서 그 결과가 달라지면 특허부서의 판단 결과에 대한 책임만 묻게 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특허관리자의 소속 부서별 특징 비교

이 경우 특허부서는 잠재  위험을 인지하더라도 계약 체결을 제지할 권한은 없는데다, 위협적인 특허를 조사하는 일에 투입되는 내부 인원의 시간 또는 아웃소싱 할 경우의 예산조차 특허부서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면 더욱 불합리한 일이다.

반면, 연구개발 부서에 특허조직이 위치하는 장점도 존재한다. 연구소 Lab이나 각 파트별로 연구진행 상황과 계획을 긴밀하게 공유하면서, 주요 연구원들과 상시 마주하며 체계적인 연구개발의 지원이 가능하게 되고 자칫 간과할 뻔한 흙속의 진주같은 발명 아이디어를 발굴하게 되는 일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연구소 자체적인 브레인 스토밍 행사나 기획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향후 자체적으로 만들어갈 특허포트폴리오에 관한 관리가 수월해질 것이다.

사내 변리사.. 반드시 필요할까?

변호사나 변리사 등 전문자격 보유자가 기업체, 연구소, 대학 등의 조직에서 근무하는 수가 많아졌다. 비즈니스와 연구개발을 고려할 수 있는 회사의 입장에선 전문가라는 것이 모호하게 느껴질 수 있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은 상황을 생각하면 될 것이다.

A사는 대용량의 로 데이터(raw data)를 전달 받아 오픈소스 기반의 데이터 처리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처리하고, 분석 결과를 다시 돌려주는 서비스 모델을 기획했다.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사전 특허조사를 하던 중 데이터 처리 방식에 있어서 위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설계한 방식과 동일한데다 강력해 보이는 미국 특허를 미국의 경쟁사가 보유한 것을 발견했으며, 해당 특허는 국제 출원 후 유럽 각국과 일본 등에도 등록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이러한 상황이라면 라이선싱을 위한 충당금을 쌓게 하거나 사업진출을 막는 식의 처리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사업을 생각하는 특허 관리자라면 데이터 처리를 특허가 등록되지 않은 국가에 서버를 설치하거나 임차하여 운영하는 경우의 비용과 해당 특허권자의 로열티 요구성향 또는 사례에 따른 비용을 비교하자는 의견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정밀하게 보고한다면, 각 경우에 따른 결정 트리(decision tree)를 작성하고 확률을 배분 후 민감도 분석을 통해 검증된 기댓값으로 소송을 통한 경쟁사 특허 무효시도, 라이선싱 또는 제3국에 서버설치 및 운영의 확률적 비용을 경영진에 제공할 수 있다.

장진규 변리사

고고려대학교에서 전자공학으로 학사학위를, 그리고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기술경영으로 석사학위를 받고 한양대학교 과학기술정책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포스데이타(주)에서 해외마케팅 팀 근무 중 제43회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국내 굴지의 특허법인과 대기업, 대학교에서 특허출원과 관리, 라이센싱 및 기술사업화 업무를 수행하며 우리나라의 지식재산권과 산업발전에 기여왔 다.강연 및 저술활동으로는 대한변리사회, 한국발명진흥회, 한국산업기술진흥원,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등에서 특허관리업무에 관한 강의를 하였고, 대한민국의 지식재산 제도 발전을 위한 제언들이 다양한 매체에 게재된 바 있다.

무엇보다 지식재산의 핵은 공유와 소통이라는 신념 하에 일반인들에게도 특허제도에 대한 바른 인식을 함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