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택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Firstface 공동대표

특허제도는 발명가에게 당근만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특허 제도의 목적은 발명가의 복리후생 증진이 아니라, 공공영역의 보존 및 확충을 통한 공중의 이익, 즉 더 좋은 제품과 service의 시장 공급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허제도는 다양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채찍 여러 개로 발명가의 금지권을 제한한다.  <편집자>

Ⅰ. 첫 번째 채찍… 공공영역의 확충(expansion)

발명가에게 가해지는 첫 번째 채찍이 공공영역의 확충(expansion)이다. 즉 특허제도는 발명가에게 금지권이라는 당근을 부여함으로써 무임승차에 의한 시장 붕괴를 방지하는 한편 특허 존속기간(출원  후 20년)이 경과한 후에는 특허를 소멸시켜 공공영역에 귀속시킴으로써 공공영역에 축적된 지식과 기술의 양을 확충한다.

특허 존속기간 만료에 의한 금지권 소멸 및 공공영역으로의 귀속

즉 공중이 발명가의 허락 없이도 공공영역에 축적된 더 많은 지식과 기술을 자유로이 활용하도록 해 더 많은 혁신이 이루어지도록 도모하는 것이다.

그림(a)와 같이 발명가가 자신의 발명에 대한 특허 금지권을 무한정 보유할 경우 공중은 발명가의 특허를 이용할 수 없으며, 이에 따라 공공영역에 축적되는 지식과 기술의 양 또한 증가하지 않는다. 따라서 특허제도는 발명가로 하여금 출원 후 20년이라는 존속기간 동안만 금지권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

그 후에는 그림(b)와 같이 특허를 공공영역에 귀속시킨다. 그 결과 존속기간이라는 시간만큼 지연되기는 하지만 모든 특허는 궁극적으로 공공영역에 귀속되므로 공공영역의 지식과 기술의 양은 항상 증가하게 된다.

특허제도가 특허권자에게 금지권을 부여해 혁신을 장려하듯 경쟁도 혁신을 장려한다. 즉 기업은 새로운 제품과 service를 개발하고 이를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경쟁할  수밖에 없다.

Ⅱ,Ⅲ. 두, 세 번째 채찍… 공공영역 보존(preservation) 및 확충

발명가에게 가해지는 두 번째 채찍은 공공영역의 보존(preservation)이다.

특허제도는 모든 발명에 대해 당근을 제공하는 대신, 다양하고도 엄격한 요건을 설정한 후 상기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발명만을 특허로 등록시키고 금지권을 부여한다.

다양한 특허들의 경쟁

일예로, 발명가가 발명을 착상하더라도 이미 공공영역에 속한 기술일 경우에는 신규성 결여로, 공공영역에 속하지는 않지만 공공영역에 속하는 기술과 비교해 발명이 속하는 분야의 통상적 기술을 지닌 자(‘당업자’로 약칭)에게 자명할 경우에는 진보성 결여로 특허를 부여하지 않는다.

즉 발명가가 이미 공공영역에  귀속된 지식이나 기술 또는 공공영역 바로 주변에 위치한 지식·기술을 자신의 발명으로 사유재산화하지 못하도록 금지하고 이러한 발명을 특허로 보호하지 않음으로써 공공영역을 보존(preservation)하는 것이다.

또한 발명가가 자신이 착상한 발명을 특허명세서의 “발명의 설명”에서 당업자가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을 만큼 설명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기재불비’로 특허를 부여하지 않는다.

발명가에게 가해지는 세 번째 채찍은 위의 두 번째 채찍의 부수적 결과에 의한 공공영역의 확충이다. 미국 특허청 통계에 의하면 발명가가 출원한 특허중 궁극적으로 절반 정도만이 특허로 등록되는 한편 나머지 절반은 최종 거절되거나 발명가가 중도 포기한다.

그 결과, 출원특허 중 절반은 특허로 등록되어 특허 존속기간이라는 시간적 지연(delay)을 거쳐 공공영역에 귀속되는 반면 특허로 등록되지 못한 나머지 절반의 출원특허는 공개를 통해 공공영역에 합류되며 공공영역에 축적된 지식과 기술의 양을 확충하게 된다.

Ⅳ. 네 번째 채찍… 공개 의무를 통한 공공영역 확충

이뿐만이 아니다. 발명가에게 가해지는 네 번째 채찍은 공개의 의무를 통한 공공영역의 확충이다. 특허제도는 발명가로 하여금 자신의 발명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모든 지식과 기술을 공개하도록 한다.

공공영역에 축적된 지식과 기술의 상호 작용

그림(a)와 (b)와 같이 하나의 원천기술이 개발되면 이를 응용한 수천 개 또는 수만 개의 응용기술이 개발된다. 또한 그림(c)와 같이 응용기술이 개발되면 될수록 원천기술과 응용기술의 융합이 가능해짐은 물론 응용기술들끼리의 융합도 가능해지며, 이에 따라 다시 새로운 원천기술과 응용기술이 재창출된다.

따라서 공중이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의 양이 증가하면 할수록, 즉 공공영역이 풍요로워질 수록 혁신이 가속화되며, 혁신이 가속화될수록 공공영역에는 다시 더 많은 양의 지식과 service가 축적된다. 그 결과 공중이 시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양질의 제품과 service도 증가하는 것이다. 

즉 특허가 존속기간이 경과되어 공공영역에 귀속된 후 공중이 이를 재현하고, 이를 이용해 응용기술을 개발할 수 있으려면 공중이 특허발명의 핵심 지식과 기술을 알아야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이 특허받은 발명을 추후 공중이 재현하지 못하도록 발명가가 의도적으로 발명에 대한 핵심 기술의 일부라도 공개하지 않았음이 입증될 경우 특허는 무효가 된다.

요약하면, 특허제도는 발명가에게 당근을 제공하기는 하지만 동시에 발명가의 경쟁자에게도 당근을 제공하는 제도이다. 특히 특허제도는 발명가에게 제공하는 당근을 제한할 수도 있는 당근을 경쟁자에게 제공한다.

심영택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Firstface 공동대표

Baby-boom 세대의 절정인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난 저자는 유명한 발명가가 되기 위하여
서울대학교 공과대학과 한국과학원(현 KAIST의 전신)에서 화학공학을 공부했고, 미국 Johns Hopkins 대학교와 Duke 대학교에서 의공학을 공부했다.

박사학위 취득 후 모교인 Duke 대학교 공과대학에서 연구교수로 근무하던 저자는 특허 2건을 출원하며 ‘바가지’를 톡톡히 쓰고 말았다. 이에 저자는 자신이 직접 특허를 쓰기 위해 만 38세에 다시 Duke 대학교 Law School에 진학하여 법학을 공부했으며, 미국 변호사 자격증 취득 후에는 미국 Boston, Silicon Valley의 유수 특허 law firm에서 특허변호사로 근무했다.

2006년 10월 저자는 21년 반의 미국 생활을 접고 영구 귀국했으며, 저자의 40년 지기이자 지금은 고인이 된 홍국선 교수의 권유로 서울대학교 산학협력재단 본부장으로 근무하게 되었다. 2008년 4월 저자는 자본금 5조 원의 세계 최대 특허관리업체(특허괴물?)인 Intellectual Ventures가 서울에 설립한 “Intellectual Ventures Korea” 초대사장으로 근무했으며, 2009년 10월부터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초빙교수로 근무하며 미국특허제도 및 특허 사업화 등을 강의했다.

2015년 9월 저자는 software 전문 스타트업인 ‘Firstface’에 공동대표로 합류했으며, 2016년부터는 인천 송도의 한국뉴욕주립대학교(SUNY Korea)에서 정교수로 근무하며 발명, 창업 및 기술 사업화 등에 대한 강의는 물론 이의 실질적 구현에도 계속 정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