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선 한국발명진흥회 지식재산평가센터 소장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What is essential is invisible the eye).”

지식경제가 빠르게 전개되면서 기업의 가치 창출 동인이 유형자산(tangible assets)에서 지식재산 등과 같은 무형자산(intangible assets)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특허 등 지식재산권도 기업 금융의 주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경선의 IP금융 특강] 시리즈를 통해 지식재산과 금융, 그리고 가치평가 제도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과 의미를 설명한다. <편집자>

지식재산 활용을 통한 금융시장 접근

최근 기업들이 특허를 외부 금융 조달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허는 기업들이 벤처 자본 투자를 끌어들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 또한 더 전통적인 금융 시장에서도 은행 대출이나 증권 시장을 통해 자산으로 사용된다.

일부 은행들은 특허를 은행대출의 담보로 받아들이고, 특허 보유자들이 금융 조달에 사용할 수 있는 IP 유동화 증권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지식재산금융과 기술금융

지식재산금융(Intellectual Property Finance)이란 지식재산을 기반으로 자금을 융통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지식재산금융은 물적금융과 대비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물적금융은 부동산이나 동산 등을 담보로 제공하고 자금을 융통하는 것을 말한다.

지식재산금융의 현황 및 한계

기술금융(Finance of Technology-based Intellectual Property)은 지식재산중 기업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자금을 융통하는 것이다. 산업은행에서는 기술금융을 기술과 금융이 결합된 기업금융의 한 분야로 정의한 바 있다. 기술이 지식재산에 속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기술금융은 협의의 지식재산금융이라고 볼 수 있다.

기술금융 또는 지식재산금융은 현재 이론적으로 확립된 금융기법이라기 보다는 지식경제에 부응하기 위한 산업계 실무 또는 정책과정에서 도입한 것이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수립 및 추진과 금융기관의 금융기법으로 발전을 위해서는 이론적인 정립이 필요하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회사의 규모에 상관없이 채택되고 있으나, 외부 금융을 획득하기 위해 (또는 끌어들이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다른 유형자산이 부족하기 쉬운 소규모 중소벤처회사들에게 특히 더 중요성을 가진다. 이 소규모 기업들은 강한 IP 포트폴리오를 이용해 투자자들에게 자신들이 경쟁사들과 비교해 특허법으로 보호되는 우월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은행 대출 담보로서의 지식재산권

OECD 회원국들 사이에서 IP를 은행 대출의 담보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개발은행은 1995년에 특허 및 특허 출원뿐만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 및 컨텐츠의 저작권도 담보로 허용하는 융자 시스템을 시행했다. 이후 이 은행은 250개 이상의 벤처 기업들에게 대출해주었으며, 이 때 은행 측에서는 해당 IP에 의해 발생할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평가했다.

담보 위주 여신관행의 문제점 자료: 금융감독원(2001), ‘담보위주 대출관행의 문제점 및 신용대출 확대 필요성’

독일에서는 Landesbank Rheinland-Pfalz(L-Bank Baden-Wuerttemberg의 일부)가 중기업 개발 프로젝트 대출에 대해 (추가)담보로 연구 프로젝트의 기술 문서를 받아들였다. 그리고 최근 4년간 총 1억 4000만 유로에 달하는 약 40건의 거래가 실현됐다. 더 나아가 최근, 독일 금융 감독청(BaFin)은 은행들에 대해 특허를 은행 대출을 위한 단독 담보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은행 대출 담보로서의 IP는 아직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대부분 가치평가의 한계 때문이다. 약 50개의 유럽 시중 은행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중 관행상 신기술 기반의 기업에 대해 무형자산을 대출 담보로 허용하는 은행은 한 곳도 없었다.

시중 은행들은 그 이유에 대해 ▲IP 보호는 담보 그 자체보다도 대출에 대한 전체적인 위험성 평가의 일환으로서 더 중요하고 ▲신기술 기반 기업의 IP 가치는 제한적이며 ▲기업 IP의 가치가 실현될 지 여부에 대해 확신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EC, 2000).

지식재산권 유동화 증권

지식재산권(IP) 유동화 증권을 통해 금융 시장에 접근하기 위한 몇몇 시도가 이미 진행되었다.

IP 유동화 증권은 담보 제공을 위한 소유자의 IP 이전과 이에 대한 대가인 투자자의 자본금 일괄 지급으로 구성된다. 일반적으로 IP 로열티 수입은 투자자에게 자본으로 사용된다.

IP 금융구조도: 자산유동화 사례 Sales & License Back

IP 유동화 증권은 저작권을 기초로 하는 음악 산업과 특허가 핵심인 제약 산업에서 진전을 보이고 있다. 1997년 음악인 David Bowie는 자신의 25개의 앨범에서 발생할 향후 로열티 수익을 담보로 5,500만 달러를 융자 받았다.

2000년 Royalty Pharma사는 예일 대학의 재산인 항HIV 약품 Zerit에 대한 특허를 담보로 제공했으나, 계약은 판매 부진으로 인해 이행되지 못했다. 단 하나만의 특허를 증권화하는 위험을 인정한 Royalty Pharma는 나중에 소유권을 한층 더 다각화하고 관련된 위험을 경감시키기 위해 일단의 13개 특허를 증권화했다 (Hillery, 2004).

IP 유동화 증권은 총 투자액과 성립된 계약 건수에 있어 아직까지는 자산 유동화 증권 시장 전체에서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사용이 제한적인 이유는 ▲ 모방의 위험성 ▲소송에 대한 염려 ▲법률 개정 가능성 ▲기술 노후화 등 때문이다. 신약 특허의 경우 특허 받은 신약을 시장에서 철수시킬 가능성에 대한 염려도 여기에 포함된다.

벤처자본 금융

IP는 소규모 창업사들이 벤처자본을 끌어오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허를 소유했다는 사실은 잠재적인 투자자들에게 이 회사가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를 경쟁사의 것과 차별화시키는 새로운 발명뿐만 아니라 경쟁사들이 시장에서 자사의 발명을 실시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법적인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

기술발전 단계에 따른 자금 투입 규모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벤처 자본가들은 투자 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우수한 경영진과 더불어 높은 가치를 갖는 특허를 지목한다.(Rivette and Kline 2000, OECD, 2004b) 또 신기술 기업들은 특허를 자금 조달 및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성공하기 위한 중요한 요인으로 여긴다.

대부분의 경우 벤처 자본가들은 특허를 개별적인 자산으로 여기기보다는 대상 기업을 전체적으로 평가하는 맥락에서 특허를 고려한다.

투자 유치 단계에서 우수한 특허는 성장하는 기업의 매출을 증가시키는 데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으며, 우수한 특허 관리는 특히 수익율 증가에 유용하다. 이 기간 동안 특허는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 방지 ▲회사의 경쟁적 우위 보호 ▲전략적 파트너쉽 구축 ▲협상에서 유리한 협상 카드로 이용 ▲ 라이센싱을 통해 수입을 창출하거나 중요한 기업 관계 구축 등에 사용될 수 있다.

특허의 가시성은 합병이나 인수 계약을 협상할 때, 또는 주식공개상장을 준비할 때 벤처 자본가에게 유용할 수 있다. 벤처 자본의 지원을 받은 기업의 매출이 낮거나 실패한 경우라 해도 우수한 특허는 기업 청산시 재판매될 수 있다.

조경선 한국발명진흥회 지식재산평가센터 소장

1999년 미국에서 공인회계사(Maryland State)를 획득한 후 귀국해 전북대에서 경영학(재무회계) 박사를 취득했다. 2001년부터 한국발명진흥회 특허기술평가실에서 입사해  현재까지 국내 기술평가분야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지식재산권(IP) 및 기술 가치평가 실무는 물론 △지식재산 금융/투자 활성화 △IP평가/거래 교육을 위한 학습모듈 개발 △발명자 적정 직무발명 보상 가액 산정 등 다양한 연구를 수행했다. 또한 IP 기반  금융기관의 지식재산(기술) 금융과 벤처캐피털의 기술 투자 도입 및 활성화 등을 통해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중소기업의 기술 사업화를 촉진을 유도하는 정책 수립을 주도해 왔다.     

현재 서울대와 성균관대에서 기술경영(MOT)을 강의하고 있다. 또 국내 최대 IP전문가 네트워크인 지식재산경영전략연구회(IPMS) 대표를 맡아 기술경영 및 기술평가 전문가 워킹그룹도 운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