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진우의 특허 Big-Data 분석] ‘실리콘 웨이퍼’ 기술 진단

배진우 (주)테크디엔에이 대표

최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하면서 반도체 분야에서는 실리콘 웨이퍼, 블랭크 마스크 등 핵심 소재가 수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실리콘 웨이퍼는 일본의 점유율이 세계 1위로 최근 5년간 한국은 3조원이 넘는 금액을 웨이퍼 핵심 소재 수입에 지출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2019. 05) 실리콘 웨이퍼 관련 기술에 대해 IP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진단을 실시해 본다. <편집자>

“특허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해당 기업의 기술 포트폴리오를 분석  

전세계 실리콘 웨이퍼 점유율 1·2위는 일본의 ‘신에츠화학공업’과 ‘섬코’이다.(한국무역협회, 2017년 기준)

특허 빅데이터 전문 기업인 테크디엔에이의 Biz-IP 서비스를 이용해 ‘신에츠’를 검색해 보았다. ‘신에츠 화학’의 영문 기업명은 “SHINETSU CHEMICAL CO”이며, 일본, 미국, 중국을 비롯하여 각국에 총 132개의 출원인 명칭으로 35,608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관련 분석에서 ‘신에츠 폴리머’도 포함한다면 “SHINETSU POLYMER CO”의 6,014건도 함께 분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Biz-IP를 통한 신에츠화학의 출원인 명칭 및 특허 포트폴리오 확인, 출처: Biz-IP
기업이 보유한 기술력 분석을 위해 객관성과 근거 기반의 분석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특허 정보’를 활용하여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주)테크디엔에이의 Biz-IP 서비스는 특허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단위의 정량적인 통계(국가별, 년도별) 뿐만 아니라 집중하고 있는 기술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확인 할 수 있다.  
‘신에츠 화학’의 특허 출원동향 그래프. 출처: Biz-IP

신에츠의 연도별 특허출원 현황을 살펴보면,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일본에 400~500여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있으며 그 다음으로는 미국과 한국 유럽순으로 확인된다. 자국내 특허의 출원양은 유지하는 반면, 미국과 중국은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나 2015년에는 1.5~2배 가량 출원양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2016년을 기점으로 출원 활동이 감소하는 것은 1년 6개월의 미공개 기간으로 인한 현상임)

신에츠의 기술 포트폴리오 일부. 출처: Biz-IP

위 그림은 신에츠의 기술 포트폴리오 중 일부이다. 위 그림과 같이 ‘실리콘 웨이퍼’와 정확히 일치하는 기술포트폴리오도 있지만 이밖에도 반도체 장치, 반도체 공정 등 신에츠의 모든 기술 포트폴리오와 특허 출원 현황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순위가 아니라 출원 건수이다. 우리나라와 일본만 놓고 본다면 출원건수가 무려 4배를 가뿐히 넘는다. 당분간 자체 기술력만으로는 ‘국산화’는 상당히 멀어 보인다.

‘특허 분류코드’를 활용한 특허 보유 Top 10 기업 분석

특허 빅데이터는 ‘특허 분류코드’를 가지고 있으며, 이 분류코드는 특허 전문가에 의해 부여되는 코드이다. 이처럼 특허 빅데이터에 숨겨져있는 의미 있는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건초 더미 속에서 바늘을 비롯한 다양한 금속 조각을 보다 효율적이고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실리콘 웨이퍼와 관련된 특허 분류체계(단결정 성장 – 재료 – 원소(C30B29/02) – 실리콘)를 살펴보자.


실리콘 웨이퍼관련 특허 분류코드 – C30B29/02. 출처: Biz-IP

실리콘 웨이퍼 관련 특허분류코드(C30B29/06)의 설명은 위와 같이며, 해당 기술 분야에 특허를 많이 출원하고 있는 기업은 다음과 같다.

실리콘 웨이퍼 선도기업 글로벌 TOP10. 출처: Biz-IP

순위를 살펴 보면, 1위는 신에츠(일본), 2위는 섬코(일본)가 차지했고 한국 기업은 각각 5위(SK실트론), 10위(삼성전자)를 차지하고 있다.

아래 표는 실리콘 웨이퍼 주요 기술 관련 특허를 보유한 Top 10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3개 일본 기업이 각각 27%, 18%, 3%의 기술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2개 우리나라 기업이 각각 8%, 3%의 특허 점유율을 나타낸다.

기업별 실리콘 웨이퍼 관련 기술(특허) 점유율.(TOP10 기준) 출처: Biz-IP

일본의 1위 기업인 신에츠와 우리나라의 1위 기업인 SK실트론만 놓고보면 특허 보유량 측면에서 3배의 격차를 보인다. 소재/제조 공정 관련 기술은 다양한 노하우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는 좀 더 심각하게 다가올 수 있다.

참고로 그림 속 10%의 점유율을 차지한 “MEMC Electronic Materials”는 미국 기업으로 자회사가 선에디슨(SunEdison)이다. 8%의 점유율을 차지한 “SILTRON INC”는 우리나라 기업으로 (주)실트론→(주)LG실트론→SK실트론으로 사명이 바뀌었다. (M&A이전에 출원한 특허가 산재하므로, 편의상 도표에는 실트론으로 표기함)

실리콘 웨이퍼 제조기업별 특허 점유율 vs. 시장 점유율 비교

기업별 특허 점유율과 무역량에 기반한 실리콘 웨이퍼 시장 점유율을 비교해 보았다. 전혀 다른 데이터를 이용해서 시각화만 똑같이 진행한 것이다.

전세계 실리콘 웨이퍼 시장 점유율. 출처: SEMI, 한국무역협회

‘무역량’에 기반한 시장 점유율과 ‘기술’에 기반한 특허 점유율이 섬코(SUMCO CORP)를 제외하면 오차가 아예 없거나 최대 2%의 오차를 보여주고 있다. 특허를 통한 기술 확보력과 시장 점유율의 상관도가 놀랄만큼 일치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과 기술력은 항상 일치하지는 않지만 실리콘 웨이퍼와 같이 특정 영역에서는 기술력이 시장점유율에 영향을 크게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 될 수도 있다. 이 정도의 분석을 통해 아래와 같은 이슈정도는 충분히 논의할 수 있을 듯 하다.

독일, 미국, 한국(SK 실트론, 삼성전자 등)의 사업 공조가 필요

SK그룹은 2017년 8월 LG실트론 (사명변경 후 SK실트론)을 인수하면서 LG그룹의 반도체 사업을 완전히 다 가져왔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SK실트론(단결정 실리콘) – SK머티리얼즈/SK가스(특수가스) – SK하이닉스(소자 제조) 에 이르는 SK그룹의 반도체 사업 수직 계열화도 어느 정도 완성해 가는 단계이다.

그런 와중에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SK 실트론의 발 빠른 대처가 눈에 띈다. 미국과 일본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차량용 전력반도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SK실트론이 미국 듀폰의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부를 인수한 것이다. (한국경제, 2019.9.10)

신에츠 집중 포트폴리오 중 ‘반도체 패턴화’ 분야 선도기업 분석결과. 출처: Biz-IP

후지필름(6,033건)과 신에츠(3,292건) 등이 포진해 있는 기술 영역에서 미국의 DU PONT(2,050건)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역시 신에츠가 집중하는 기술 영역 중 주요 선도 기업을 분석했을 때 직관적으로 확인 할 수 있는 데이터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배진우 (주)테크디엔에이 대표

광운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2006년 박사학위 이후 한국발명진흥회에서 특허기술평가 전문위원으로 할동하며 대학/공공(연)의 특허기술 평가 사업을 담당했다. 2009년, 특허기술 평가시스템인 SMART 시스템 개발을 담당했으며, 2010년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의 전신인 ‘R&D 특허센터’로 소속을 옮겼다. 여기서 기업 특허 전략 수립을 위한 IP-R&D 지원사업의 그룹장 및 PM업무를 수행했다.

2014년 국가 R&D 기획단계에 중복투자 방지 및 전략적 R&D 계획 수립을 위한 특허전략 청사진 사업을 담당하며 특허 기반의 메가트렌드 분석과 미래유망기술 도출 방법론을 수립했다. 2017년 표준특허센터로 팀을 옮겨 4차산업혁명 관련 주요 표준화 전략 업무를 맡았다. 2018년 (주)테크디엔에이를 창업했으며 다양한 특허관련 경험을 바탕으로 2014년부터 한양대학교 기술경영학과에서 겸임교수로 특허전략을 강의한다.